등소평의 "사망임박"에 따른 중국권력의 재편이 가시화되자 재계는
대중투자계획을 일단 보류하거나 관망하는 분위기다.

물론 재계는 최악의 경우에도 기존 대중투자사업을 몰수당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서는 중국정국의 혼란이 대중투자사업에 적지않은
차질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되는만큼 당분간은 상황파악에 치중,방향은
중국정정이 안정된 이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재계는 국내외 정보망을 풀가동해 <>등소평 이후에 누가
실권자로 부상하고 누가 실각할 것인지와 <>"포스트등"에 대한 군과
재계의 반발강도 <>중국의 외자유치전략 변화여부등을 감지하는데
촉각을 곤두세우고있다.

<>.현대그룹은 북경과 상해 중경 청도등 중국내 25개지사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중심으로 기존 대중투자사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현대그룹의 김원갑종합기획실이사는 "중국의 향후 정국변화에 대해서
아무도 얘기할수 없을 정도로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대중투자를 서두르지 않는다는게 그룹의 기본방침"이라고 전했다.

현대그룹은 아직 그룹차원의 별도대책반을 구성하지는않았으나
향후 상황전개를 봐가면서 계열사 사장급을 단장으로 하는 대책반
설치한다는 구상이다.

<>.삼성그룹은 중국의 정세변화는 우리 경제뿐만아니라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있는 커다란 변수라는 판단아래 이미 그룹비서실기획팀과
삼성경제연구소중국팀 해외사업단 북경본사등으로 "중국전담팀"을
구성했다.

중국전담팀은 "신문에 보도되는것처럼 중국의 정국이 혼미스럽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전담팀은 수집된 대중정보를 분석하고
향후 전략을 수립하는데 촛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경제연구소의 김원태실장은 "최악의 경우에도 대중투자가 그렇게
영향을 받지않을 것으로 보이며 특히 삼성은 정상적 허가절차를
밟아 대중투자르 해왔기 때문에 권력변동에 타격받지는 않을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국불안에 편승한 노사분규등이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쌍룡그룹은 중국의 정국이 단기적으로는 혼란이 있을것으로
예상,기존 대중투자사업은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신규 대형투자사업은
당분간 유보한다는 방침이다.

쌍용그룹은 정유가 사우디의 아람코사 중국화공진출공사와 공동으로
청도에 추진중인 일산 20만~30만배럴 규모의 복합정유공장 건설계획을
당분간 보류한다는 계획이다.

<>.LG그룹은 중국 정정의 혼미가 그다지 오래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판단아래 <>당분간 사태추이를 관망하면서 <>신규투자는
일단 보류한다는 쪽으로 가닥을 정리하고 있다.

LG는 이에 따라 그간 추진해온 대중프로젝트를 <>계속사업 <>신규사업등으
로 분류,우선순위를 재검토하면서 중국현지의 지역본부와 그룹회장실
국제팀간에 24시간 비상연락망을 가동하는등 정중동의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국제팀 중국담당자는 "기본적으로 중국등 북방지역에서의 비즈니스
관건은 인맥이라지만 LG의 경우는 전자 화학등 제조업투자를 중심으로
대중사업을 진행해온 만큼 현지인맥의 유고여부에 크게 좌우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다소 낙관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등의 사망이 공식 확인되기도 전에 중국 권력엘리트들간에
고단위의 파워게임이 시작된 만큼 현재의 정정혼미는 의외로 조기에
매듭지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누가 등이후의 실권을 장악하더라도
고도성장정책을 구사하는 이외의 정책대안이 없을 것으로 보아 앞으로도
대중비즈니스기회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우그룹은 인맥중심의 대중국 비즈니스를 펼쳐온 것으로 알려져있는만
큼 등소평사후 "누가 실권을 잡고 누가 실각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있는 모습이다.

공식적으로는 "등소평 이후문제 홍콩반환문제등 중국의 현안에
대한 대처방안을 계속적으로 준비해왔기 때문에 그다지 걱정하지않는다고
밝히고있으나 내심으로는 중국의 권력구도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특히 김우중회장을 비롯한 그룹수뇌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있는
인사들의 동향에 관심의 촛점을 맞추고있다 대우그룹관계자는 이와관련해
"대우룹경영진들이 현재의 중국 지도자들과 넓은 안면을 갖고있는
것은 사실이나 대중투자사업은 그와 별개로 정상적 절차를 밟아
추진해왔기 때문에 정치상황이 바뀌어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신규투자사업은 다른그룹과 마찬가지로 정세를
충분히 파악한뒤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김영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