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서 열린 유엔 인구개발회의에서는 낙태
산아제한, 자원과 인구의 배분 등에 관한 의제를 갖고 열띤 찬반공방을
벌였다.

유엔인구기금에 따르면 55억명이 넘는 현재의 세계인구가 오는 2000년에는
62억명, 2050년에는 1백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인구문제가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를 것에 대비, 이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고자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최근 사회기초질서의 확립을 위해 질서위반 범칙금이 대폭 상향 조정됐다.

범칙금 인상만으로 질서가 바로 잡히는 것은 아니지만 증가일로에 있는
인구문제와 마찬가지로 이들 모두가 현실적 문제점을 안고 있는 사회안에서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고민의 소산들이다.

지구도 우리사회도 이같이 끊임없이 자신을 검증하고 반성하면서 새롭게
태어나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자신의 이득을 챙기기 앞서 남을 위해 한번 생각해 보고 조그마한 일이라도
실행해 보는 것이 오늘을 사는 도리가 아닐까 여겨진다.

서울시내 어느 한 곳에 시설 좋은 탁아소가 새로 들어서면 주변의 아파트
값이 오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필요한 보육시설의 수는 2만4천여개로 추정되고 있으나 현재
보육시설은 약1천6백여개에 불과하다.

때문에 대형 탁아소가 들어서는 지역의 주변 전세값이 오르는 웃지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우리사회에는 절박하게 필요한 시설이나 제도 등이 너무나도
부족하다.

탁아소가 그렇고, 1분 진료를 위해 몇시간을 줄서 기다려야 하는 의료
서비스가 그렇고 늘어나는 노후를 보낼 양노시설은 초보단계도 못된다.

이러한 시설을 짓고 운영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정부는 물론
자금력이 있는 기업들이 먼저 나서야 한다.

남을 이해하고 양보하고 조금은 자기도 희생할 줄 아는 작은 정성과
행동 그리고 부족한 시설에 대한 정부.기업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요청되는
시대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