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만큼 많은 사람을 자주 실망시킨 주식도 없을 것이다. 은행주가
상당기간 소외됐고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는 이유로 한단계상승을 기대하는
얘기들이 올초부터 계속 나왔었다. 그렇지만 번번이 "성급한 기대"였던
것으로 결론이 났다.

연초에 은행주와 마찬가지로 주가의 큰폭상승이 점쳐지던 저가의 화학주
들은 그런 기대에 걸맞는 주가움직임을 보여줬다.

같은 금융주인 증권주의 경우에는 주가수익비율(PER)수준이 시장평균수준
을 웃도는데다 실적이 전년수준에서 크게 나아지지는 않으리라는 예상으로
애초부터 은행주만큼 기대를 끌지못했었다.

최근에 은행주 본격상승시기에 대한 논의가 다시 일고 있다. 이는
종합주가지수 연중최고치 경신에도 불구하고 고가우량주들을 갖고있지
못한 대다수의 일반투자자들이 상실감을 느끼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일반투자자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대표적 대중주인 은행주의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나타난 모습이다. 은행주가 저평가돼있다는데
이의를 달 사람은 거의 없어보인다.

종합주가지수는 7일현재 연초보다 10.6%올라있는데 반해 은행업종지수는
7일현재 8.2%떨어져있다. 은행업종PER은 지난5일현재 11.1배로 결손사를
제외한 시장전체 PER 15.4배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

그리고 은행업종의 실적호전이 95년에도 지속돼 은행업종PER은 9.5배
수준으로 더욱 낮아질 것으로 대우경제연구소는 예상했다.

지난해 시중은행의 예대마진이 1.4%로 낮아졌지만 올해는 금리상승과
함께 92년수준인 1.9%수준에 이를 것으로 동서증권은 예상했다.

부실채권상각도 98년까지는 마무리될 계획이다. 결국 내재가치측면에서는
주가상승요건 어느정도 구비된 셈이다.

최근 대형우량주의 상승이 목표치에 육박한 것으로 인식되면서 은행주
매수를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화되고 있다.

수요기반이 한정돼있는 상태에서는 대형우량주의 상승세가 꺾인 다음에야
은행주에 기회가 올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했었기 때문이다.

한증권사의 조사부장은 더욱 노골적으로 "삼성전자가 15만원부근에서
상승세가 꺾일때 은행주를 사기 시작해야 할것"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반면에 금융주를 제약했던 요인이 아직도 해소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만만치않다. 무엇보다도 수급측면에서의 매물부담이 지적된다.

은행업종의 시가총액비중은 한전 한종목에도 못미치지만 유동주식수로
보면 가장 부담이 큰주식들이다.

일반기업의 대주주들이 다양한 형태로 대부분 30~50%수준의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는데 비해 은행주는 소유한도가 현행 8%에 불과한데다
금융전업그룹육성을 위해 소유한도를 높인다고 해도 12%밖에 안될
예상이다. 또한 최근에 대규모로 증자가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같은 중저가대형주이면서도 대우그룹주들이 많이오르지 못한
점을 보아도 물량부담의 효과를 알수있다. 이와함께 성장률자체가
제조업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도 지적된다.

현재 시장기조자체가 제조주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점도 거론된다.
대우경제연구소의 신성호연구위원은 지난 75년이후 주도주의 장세주도
기간이 길게는 3년8개월 짧으면 6개월이었다며 아직은 현주도주군이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에 선경증권은 지난 86~87년의 경우 은행주를 대표하던 제일은행과
제조주를 대표하던 삼성전자가 1년반정도의 시차를 두고 상승했던 것으로
분석, 상승시기가 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일부에서는 현재의 대형우량주군의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외국인주식투자한도 확대시기이후 은행주에게 본격적인 상승기회가
올것으로 보고있다.

국내기관들이 보유했던 대형우량주를 외국인들에게 넘겨주고 난후 주식
보유구성을 재편해야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은행주의 상승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데에는 의견의 일치를 보고있는
셈이다. 구체적인 시기는 수급구조와 제조주들의 동향에 따라 기관
투자가들의 대응방법이 변화하면서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은행주가운데 자주 거론되고 있는 종목들은 조흥은행 제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등으로 이들 종목을 중심으로 은행주내 주가차별화가 심화될
것이란 의견이 많다. 조흥은행은 올상반기 결산에서 큰폭의 주식매매
차익을 내면서 가장 큰이익을 올렸다.

특히 주식투자외의 업무이익에서도 대부분의 은행이 감소세를 보인데
반해 증가세를 나타내는등 고루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일은행은 올해 상업증권매입과 대손충당금적립부담이 크지만 95년에는
조흥은행수준의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 대형은행으로서 성장성 건전성 수익성등 모든 면에서 계속
뛰어난 실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후발신설은행으로 규모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말
납입자본이익률이 39.8%의 최고수준을 기록했고 1인당 총자산과 순이익등
생산성지표와 수신증가율면에서 좋은 두드러진 성과를 얻고 있다.

<김성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