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에 국방당국은 군의 충천하는 사기를 과시하기위하여 북진명령만
떨어지면 평양가서 점심먹고 신의주에서 저녁을 먹겠노라고 장담한적이
있다. 요즈음 UR전쟁을 앞에두고 국제화다 국제경쟁력강화다 하면서 무슨
위원회를 자꾸 만들고 무슨무슨 원년을 외쳐대는 것을 보노라면 제대로
번지수를 찾고하는 소린가 걱정이 앞설 때가 많다. 누구는 구한말같다고
까지 불안해한다. 그러나 지도층이 저렇게 문제의식을 갖고 있으며 모든
국민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으니 어떻게든 88올림픽처럼 잘해내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

구한말의 쇄국정책을 그때 나름대로 헤아려보면 난다긴다하는 인재들이
청나라와 일본을 부리나케 드나들며 소위 개방이 불가피하고 서양문명의
전염성이 엄청나다는것을 다 눈치챘을 터인데 어찌 그런 정책을 썼던가
어이없어 보인다.

역사를 처음 배울때만해도 외세에 강경하게 맞섰던 대원군이 멋있어
보이곤 했지만 그런 연유로 당시의 엘리트들이 쇄국을 헌책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한 강대국을 주체적으로 요리하기 위해서 그러했다고 보기에는
대내적으로 나라의 힘을 모아보려는 노력이 너무도 보잘것 없었다.

일본과는 달리 꼭 청나라처럼 부패특권층의 부귀영화를 끝까지 지켜보려는
데에,나아가 특권층끼리도 누가 더 권세를 누려야하는가에 눈이 어두웠거나
어쩔수 없이 빠져들고만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사실 30여년간 경제개발을 하면서 우등생소리도 많이 들었고 모범생소리도
솔치않게 실랑거렸다. 그런데 이제와서 왜 더 못간다는 말인가. 부정부패의
척결없이,또는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고는 왜 UR전쟁에서 살아날을수 없단
말인가. 한마디로 가시적인 그리고 통계적인 성장을 위해서 공정이나 공평
공명과 같은 사회지주의 중요성을 소홀히했기 때문이다.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장미꽃을 피웠으며 비판을 버리고 발병난다는 길을 떠난 셈이다.

명의는 환자의 고통을 보고도 병인을 쉽게 찾아낸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의 한국병은 병근을 찾기가 쉽지않다. 더욱이 특권층의 입장에
서보거나 불공평의 혜택을 변명하는 위선에 빠지고 나면 그 두가지를
절제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오기 힘들다. 더 딱한 것은 처방을 옳게
내렸어도 환자가 응하지 않으면 허사가 된다는 것이다.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고 양약이 이로워도 안먹으면 그만 아닌가.

지금 기업들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처하기 위하여 피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선진국에서조차 생존전략을 짜고 있다니 후진국에서는
필사전략으로 맞설수 밖에 없다. 92년 세계최우량기업으로 선정된 GE의
웰치회장은 10년간의 경영혁신 끝에 91년에 이어 세번째 연속 최고경영인,
자랑스러운 경영인으로 뽑혔다.

그는 처음부터 몇%개선이 아니라 몇분의1 개혁을 목표로 했다. 양자도약
(Quantum Jump)과 같은 고단위 변혁을 10년간 밀고 나갔다. 톱의 올바른
방향,질풍같은 추진력,전직원의 컨센서스확보가 성공의 열쇠였다.

모두 중요한 요소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종업원들의
참여의지를 높이는 일이다. 종업원은 누구인가. 국민이다. 30여년간
국민은 어떻게 다루어져 왔으며 거슬러 올라가면 500년간 그들은 어떤
자리에 있었는가 그런데 이제 그 종업원이 참여안하면 개혁도 안되고
신제품도 못만들며 고객의 열광도 끌어낼수 없으니 큰일이 아닐수 없다.

정부도 더이상 공명을 잃어서는 안되며 기업도 공정성을 가볍게 보아서는
안된다. 도덕심이 회복되지 않고는 종업원의 애사심을 기대하기 어렵고
따라서 근무의 성실성을 얻어내기 힘들다. 성실성없이 창의성 어려우며
창의성없이는 상품가치 제고가 불가능하다. 나아가 몸에 밴 친절이나
진정한 고객만족같은 것은 공염불에 그친다. 그래서 웰치회장도 연1회
전종업원과 함께 윤리강령에 서명한다. 이런 개혁의 전체계가 GE성공의
배경을 이루고 있다.

우리기업은 지난 어두운 시절에 잘못입력된 국민의 수신교과서를 바탕으로
하여 지금 개혁의 대장정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그 입력에 책임을 크게
느껴야 할 정부는 아직도 부당한 특권을 누리기 위하여 각종 규제를 틀어
쥐고 있으며 공정한 경기규칙을 만들어내는데 있어 더듬수나 헛수를 두고
있으니 정말 한심한 노릇이다. 하루빨리 UR올림픽의 대표선수인 기업을
지원하기 위하여 무엇을 버리고(제폐)무엇을 주어야(조장)하는가를 가려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