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는 자라나며 가을에는 거두고 겨울에는 간직하니 이는 기의 정상이라"
하루도 4계절에 맞추어 4시로 나누는 것이 동양인들의 옛 사상이었다. 아침
을 봄, 대낮을 여름, 해질 때를 가을, 밤중을 겨울로 생각했다. 아침에는
사람의 기운이 자라나면서 정신이 나고 대낮에는 기운이 자라면서 사를
이기며 저녁에는 기운이 쇠하기 시작하고 밤중에는 기문이 닫힌다는 것이다.
사람의 기가 하룻동안에 생성되었다가 쇠퇴해 가는 과정에 따라 세끼의
식사관습은 결정되었다. 조식과 중식은 든든히 들고 석식은 적게 먹는 것이
기의 순환을 따르는 것이었다.
그런데 중식을 뜻하는 점심이라는 말이 왜 있게 되었는지 생각해 봄직하다.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뜻의 점심은 식사를 거른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옛날
초근목피로 연명을 하던 서민들로서는 세끼를 다 찾아 먹을수 없는 처지
였기에 점심이라는 말로 중식을 때울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대신에 조식
만은 든든히 먹어야 했다. 그래야만 낮에 활동을 제대로 해낼수 있기 때문
이다.
그러나 생활수준의 향상에 따라 먹을 것 걱정이 없게되고 아침을 간이식
으로 때우는 서양의 관습이 이땅에 들어오면서 그러한 식사관행은 반전
되었다. 요즘 도시인들중에 조식을 옛날처럼 든든히 먹고 출근길에 오르는
사람은 드물다. 거기에 조식을 집이 아닌 식당에서 드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선진외국의 대도시들에 가보면 간이식당들이 아침 일찍부터 출근길에 나선
직장인들로 붐빈다. 특히 홍콩의 아침 식당풍경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휴일도 아닌 평일인데도 할아버지 할머니에서 어린 손자 손녀에 이르기까지
일가족이 식당에 나와 아침식사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가정을 꾸려가는
주부도 출근시간에 쫓겨 어쩔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에선 아직은 조식을 집밖에서 때우는 일가족을 찾아 볼수 없으나 아침
외식을 하는 직장인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앙대 산업교육원이 최근 표본조사한 바로는 서울지역의 20~30대 직장인
84%가 조식을 집밖 간이식당에서 때우고 있다는 것이다. 집에서 식사할
시간이 모자라고 러시아워를 피해 일찍 출근하다 보니 그런 것이라는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으나 어떻든 우리의 전통적 식생활관습에 변화가 오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