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름이후 끌어온 미.일포괄경제협의가 결렬되면서 일본의 엔화가
다시 급등하고 있다.

엔화의 대달러환율은 최근 1주일동안 한때 100대선을 위협했으며 현재
103엔선에서 공방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연말시세와 비교할때 6%정도
뛰었다. 이에따라 원화의 대엔화가치도 7.3%나 하락했다.

엔고추이는 이제 미.일관계의 긴장도를 나타내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두 통화의 공방은 일본과 경합관계에 있는 우리제품의 수출동향에 직.간접
의 영향을 미친다.

일반론으로 말하자면 엔고는 내부적인 상쇄효과가 있긴 하지만 수출수량면
등에서 대체로 우리에게 유리하다. 그러나 변화무쌍한 미.일통화간 유동
이란 변수가 개재됨은 우리의 수출전선에 그만큼 불확실한 요소가 가미됨을
의미한다. 여기에 달러.엔의 동향을 일층 주시해야할 이유가 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볼때 미국의 경기는회복국면과 금리상승기운을 보이고
있으며 일본의 그것은 경기침체와 저금리기류로 되어 있어 양국간의 환율은
강한 달러, 약한 엔으로 되는게 순리이다.

엔고현상은 미 일협상의 결렬로 어느정도 예상됐던 일이긴 하지만
로라타이슨 대통령경제자문위원장의 엔고용인 발언으로 상승폭이 예상을
넘은 것은 시장에 정치입김이 가미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입장에서 볼때
중간선거를 의식한 대일강경정책이 불가피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시장을
정치화하는것은 결국 모두에게 손실이 되는 마이너스섬 게임이 된다.

달러의 약세는 마르크등 다른 통화에도 이어지며 이는 결국 인플레와
소비자부담으로 귀착된다. 일본의 입장에선 자동차 가전제품의 가격경쟁에
더욱 타격을 입게 되고 경기회복은 더욱 지연될것이다. 엔고가 어디까지
진행될 것인가에 대한 예상은 하기 어렵다. 90엔대로의 절상까지 보는
대담한 예상도 있지만 적어도 이 싯점에선 미.일협의가 어떤 형태로든
타결될때까지 엔화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다.

국내기업으로선 성급한 판단을 삼가고 사태를 좀더 지켜보는게 현명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