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실명제를 실시하면서 가장 두려워 했던것중의 하나가 중소기업의 부도
사태였다.

그래서 맨먼저 긴급운영자금을 방출하는등 링게르병을 들이댄 곳이
중소기업이었다. 처음 며칠동안은 기업부도가 평상시와 다름이 없어
다행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던 것이 지난 18,19일 이틀동안 부도업체수는
두로,부도율도 4배로 늘어 났다. 당좌거래를 할 엄두조차 내지못하는
영세기업의 고통소리는 더 심각하게 들려나오고 있다. 긴장이 감돌고있다.
그래도 아직까지 지표로 나타난 부도는 걱정했던 만큼은 아니라고 정부는
안심해하는 눈치다.

월말이되면 봉급을 주어야 하고 어음결제가 밀려든다. 부도가 급증할수도
있다. 설사 그 고비를 넘긴다 해도 그동안 자금추적이 될까봐 눈치를
보아오던 사채업자들이 어음을 돌리기 시작하고,추석이 닥치고,지금처럼
은행이 기업대출을 꺼리고,돈이 제대로 돌아주지 않으면 9월말엔
중소기업들이 큰위기를 맞게될 것이라는 걱정이 쌓이고 있다.

이 위기 극복을 위해선 몇가지 추가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중소기업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선 현재 방출하고 있는 긴급지원자금들이 신속하게 중소기업인들의 손에
들어가지 못해 지원효과가 반감되고 있다는것이다. 지난 20일현재
지원자금 신청 2,800여건 980억원에 실지지원이 나간것은 118건 39억원에
그치고 있다. 영세기업들이 은행창구를 찾아도 사업자등록과 소득세
원천징수실적만 들이밀면 당장 지원이 나갈수 있다는 발표와는 달리
현지실사를 통한 신용조사를 하지않고는 대출해줄수 없다고 시간을 끌고
있다고 한다. 또 3,000만원이 넘는것은 신용보증기금을 통한 담보등
신용입증이 필요하다. 영세기업엔 그림의 떡이다.

그 대출 상환도 3개월내 일시불로 하게돼 있어 부담스러워 하고있다.
진성어음할인도 대출여력에 한계를 느낀 은행들이 기피하고 있다.

은행도 할말이 없는것은 아니다. 채무상환능력을 따지지 않은채 무턱대고
자금지원은 할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중소기업엔 재앙과
같은 위기상황이다. 이런것 저런것 따지기전에 먼저 구명부터 해놓고
봐야한다. 중소기업은 그동안 장기불황으로 체질이 허약해져있다. 거기에
실명제는 너무 버겁다. 9월말의 위기를 넘기면 일단 실명제의
집단위기상황은 진정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그 위기를 넘기려면 정부가
좀더 진지한 자세로 중소기업인들의 요청에 귀를 기울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