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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티켓 패션앱에 떴다"…무신사 찾는 공연업계 속사정 [프라이스&]
바이어 생생노트 - 무신사 29CM 라이프MD 팀
최근 공연업계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종종 듣는 질문이다.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알려진 29CM에서 뮤지컬과 전시 티켓 판매를 늘리고 있어서다. 얼핏 보면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보이지만 공연업계 입장에서 보면 꽤 합리적인 선택이다.
국내 공연시장은 호황이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지난해 공연시장 티켓 판매액은 1조7000억원을 넘어섰다. 뮤지컬과 콘서트, 전시를 찾는 소비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문제는 성장 방식이다.
공연시장을 떠받치는 것은 이른바 '회전문 관객'이다. 같은 공연을 여러 번 보는 마니아층이다. 인기 뮤지컬은 한 사람이 많으면 10번씩 관람하기도 한다. 안정적인 수요층이지만 시장을 계속 키우기에는 한계가 있다. 공연 기획사들이 고민하는 것도 결국 새로운 관객이다.
29CM가 공연 티켓을 파는 이유는 명확하다. 공연을 이미 좋아하는 사람만 붙잡는 것이 아니라, 아직 공연장을 찾지 않았던 소비자에게 “이것도 내 취향일 수 있다”는 발견의 순간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다. 패션 플랫폼에서 공연 티켓을 파는 일이 낯설어 보이지만, 취향을 큐레이션한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확장인 셈이다.
29CM의 핵심 고객층인 20~30대 여성은 공연업계가 가장 공략하고 싶은 소비자다. 문화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고 취향 소비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29CM가 진행한 뮤지컬 '서편제' 라이브 방송은 이런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다. 출연 배우들이 직접 등장해 작품을 소개하고 대표 넘버를 부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단순 티켓 판매 방송을 넘어 하나의 콘텐츠처럼 소비됐다. 전시 '오늘의 기쁨' 라이브 방송 역시 누적 시청자 수 1만 명을 넘기며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었다.
무신사 29CM 라이프MD팀 관계자는 “‘서편제’는 탄탄한 서사와 음악, 배우의 존재감이 분명한 작품이라 공연을 자주 보지 않던 고객에게도 하나의 감각적인 경험 상품으로 제안할 수 있다고 봤다”며 “29CM 고객이 패션이나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고르듯 공연도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는 콘텐츠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바이어 생생노트'는 유통 현장의 최전선에서 상품을 고르는 바이어(MD)의 시선으로 소비 트렌드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 편의점, e커머스 등에서 실제로 어떤 상품이 잘 팔리는지, 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여는지, 앞으로 어떤 제품이 시장을 바꿀지를 현장감 있게 짚어냅니다. 숫자로 드러나는 매출 흐름뿐 아니라 상품 기획 과정과 진열 전략, 소비자 반응까지 함께 들여다봅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