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뮤지컬 1막을 16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 담았다. 긴 시간을 들인만큼 원작의 면면을 충분히, 또 충실히 고증했고 뮤지컬에 담을 수 없었던 여러 캐릭터 설정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더해 서사를 보완했다. 이로인해 뮤지컬의 성근 스토리는 매끄러워졌지만,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지점이다.
그럼에도 생생한 음악과 화려한 비주얼이 지루할 틈을 앗아간다. 특히 배우들의 열창은 전체에서 70% 가량을 차지하는 뮤지컬 장면에서 빛을 발한다. 두 여주인공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와 '엘파바'(신시아 에리보)를 비롯한 배우들은 노래 장면을 촬영 현장에서 라이브로 소화했다고 전해진다. 이로인해 영화가 아닌 마치 라이브 콘서트를 듣는 듯한 생동감을 자아낸다.
압도적 연출로 엔딩 장식
다수의 출연진들이 함께 등장하는 앙상블 신은 영화화의 효과가 가장 크게 드러났다. 넓고 다채로운 카메라 앵글, 컴퓨터 그래픽(CG), 특수효과 등 영화적 기술을 통해 뮤지컬 무대의 물리적 제약을 뛰어넘었다. 엘파바와 글린다가 '에메랄드 시티'를 방문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경쾌하고 빠른 템포의 넘버 '단 하루'(One Short Day)에 맞춰 에메랄드 시티의 신비로운 도시 전경, 웅장한 건축물과 춤추는 군중들의 모습이 빠르게 전환된다. 눈을 뗄 수 없는 화려한 안무와 폭발하는 다채로운 의상, 보는 재미를 극대화한다.
뮤지컬 무대에서는 리프트를 이용해 날아오르는 효과를 냈다면 영화에서는 음악, 사운드, 비주얼, 연출 등 모든 요소를 동원해 정점을 찍는다. 엘파바가 빗자루를 타고 힘차게 하늘을 오르내리는 장면에서는 카메라 앵글을 엘파바의 시선에 맞춰 관객도 함께 공중을 부양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신시아 에리보의 폭발적인 고음과 압도적인 연출함께 파트2를 예고하며 끝난다. 파트2는 내년 하반기 개봉한다.
영화는 이와함께 한국판 뮤지컬의 대사와 배역 등을 차용했다. 현지 뮤지컬팬들을 겨낭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국내 뮤지컬계에서 위키드 주역으로 유명한 뮤지컬 가수 정선아와 박혜나를 각각 글린다, 엘파바 역 더빙으로 캐스팅했고, 주요 대사와 멘트 등을 한국어 뮤지컬 각본으로 처리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