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수사 중단 및 불기소’ 권고를 내리자 법조계 안팎에선 피의자들의 수사심의위 소집 요청이 잇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피의자 등이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해 검찰의 과잉 수사를 저지하고 불필요한 기소 남발을 막겠다고 나설 것이란 얘기다.

수사심의위는 2018년 도입된 뒤 주로 검찰 측이 스스로 수사의 객관성을 재확인하는 차원에서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소집했다. 그러나 이번 이 부회장 건을 계기로 고소인과 기관고발인, 피해자, 피의자 및 그들의 대리인과 변호인 등 사건관계인이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검찰청의 검찰수사심의위 운영지침에 따르면 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에 대해 △수사 계속 여부 △공소 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 △구속영장 청구 및 재청구 여부 △공소 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된 사건의 수사 적정성·적법성 등을 심의할 수 있다.

채널A 기자가 검사와의 친분을 앞세워 협박성 취재를 했다고 폭로했던 이철 전 벨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도 지난 25일 검찰에 수사심의위 소집을 전격 요청했다.

대기업 법무팀 소속 한 변호사는 “이 부회장이 수사심의위에서 불기소 의견을 이끌어낸 것을 계기로 기업 오너 이슈를 주로 다루는 로펌에서 수사심의위 제도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견기업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사건에서 수사심의위 신청이 쏟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검찰총장이던 문무일 총장이 도입한 제도인 만큼 기업인들이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한다고 해서 현 정권이 이를 탐탁지 않게 여기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뿐만 아니라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을 끄는 사건에서도 수사심의위 제도가 적극 활용될 것이란 전망이다. 수사검사도 수사심의위 결정을 무시할 수 없고, 검찰은 이번 이 부회장 건을 제외한 총 여덟 번의 수사심의위 결정을 모두 따랐기 때문이다. 또 다른 변호사는 “잘 활용되지 않았던 제도가 ‘삼성 사건’을 계기로 일반인에게도 널리 알려졌다”며 “검찰 수사의 절차나 결론이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사건당사자들이 기대를 품고 수사심의위를 찾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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