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아리나 발목,오금 등 다리 부위에 시퍼렇게 튀어나온 혈관으로 불편함을 겪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런 증상은피를 심장으로 보내는 정맥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정맥류"란 혈액질환이다. 정맥류는 전체 인구의 5%가량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될 만큼 흔한 질환이다. 오래 서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서 자주 발생하며 최근 노년층과 비만인구가 급증하면서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많이 해서 생긴 힘줄이나 단순한 노화현상 정도로 인식해 병을 키운다. 정맥류는 조기에 치료하면 합병증및 재발율이 적어 쉽게 완치될 수 있지만 병이 진행된 상태에서는 치료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 도움말 : 최병욱 남서울병원 혈관외과 전문의(www.veinplus.com) ◆원인=사람은 주로 서서 활동하므로 중력에 의해 피는 언제나 아래로 흐르려고 한다. 따라서 심장으로 피가 올라가야 하는 다리 정맥에서 피가 심장 쪽으로 올라갈 때는 혈관의 판막이 열리지만 역류할 경우에는 판막이 닫혀 피가 거꾸로 흐르지 못하도록 한다. 정맥류는 정맥 속 판막이 고장나 피가 역류하면서 생긴다. 다리에 압력이 가해져 판막이 망가지면 피가 역류해 다량의 피가 피부 밑으로 흐르는 표재정맥으로 흘러들어간다. 이렇게 되면 표피정맥들이 점점 굵어지고 확장돼 피부에 힘줄이 튀어나온 것처럼 드러난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발병률이 높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정맥류가 잘 생긴다. 임신과 출산으로 늘어난 자궁 때문에 혈관이 압박받아 혈액의 흐름을 조절하는 장치가 고장나기 쉽기 때문이다. 유전적인 요인도 있다. 가족 중에 정맥류가 있다면 자신에게 정맥류가 생길 확률이 30∼40%에 이른다. ◆증상=초기에는 혈관 속 피의 흐름이 느려져 다리 속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혈액이 심장 쪽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고여 있게 됨에 따라 다리가 무거워지고 통증이 온다. 정맥류를 방치할 경우 여러 합병증이 뒤따른다. 혈관 속에 고인 혈액이 염증을 일으켜 정맥염을 일으킨다. 정맥염으로 발생한 혈전(응혈)이 떨어져 심부정맥으로 흘러들어 갈 경우 '심부정맥 혈전증'이란 심각한 질환을 야기시킬 수도 있다. ◆치료=절개수술 약물주사요법 레이저치료 고주파열폐쇄술 등을 통해 판막이 고장난 정맥을 제거한다. 지난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외과수술로 정맥류 혈관을 직접 제거하는 '복재정맥제거술'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흉터가 남고 통증이 심할 뿐 아니라 재발률도 높았다. 최근에는 컬러도플러란 초음파 진단기와 레이저 장비를 이용,절개가 필요없고 재발률도 낮춘 레이저치료와 약물경화요법이 각광받고 있다. 레이저치료는 초음파로 정맥류의 원인이 되는 혈관을 찾아 레이저광섬유를 삽입하고 고온의 레이저를 발사해 혈관을 없앤다. 치료부위는 의료용 테이프를 붙이는 것만으로 깨끗하게 아문다. 당일 퇴원하고 다음날부터 정상생활이 가능하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