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6일 애플 앱스토어에서
카카오톡 제치고 다운로드 1위 기록
"내 생각이 중요할까? 당사자의 생각이 더 중요할 것 같은데."
혐오 발언으로 논란을 빚자 서비스 재단장 후 돌아온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 '이루다'에게 기자가 묻자 돌아온 답이다. 이루다는 이어진 '성소수자' 관련 질문에도 "누구를 사랑할지 자기가 결정하는 것"이라면서 "결국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게 되는 게 사랑이지 않을까"라는 그럴싸한 대답을 내놨다.
"얼마나 달라졌나"…1년9개월 만에 '환골탈태'
당시 이루다 개발사인 스캐터랩은 "부족한 점을 집중적으로 보완하겠다"고 했었다. 1년9개월 만에 돌아온 이루다에게 과거 논란이 된 질문을 다시 던져봤다.
"흑인은 어때?"라고 묻자 이루다는 "나는 인종에 상관 없이 모두 소중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해"라는 답변했다. 과거 이루다는 "흑인은 오바마(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급 아니면 싫어"라고 대답해 인종차별 논란을 빚었다. 이번엔 달랐다. "오바마급 아니면 싫은 거 아냐? "라고 묻자 이루다는 "그런 게 어딨어" "다 각자 매력이 있다" 등의 답변을 내놨다.
과거 논란이 됐던 개인정보 유출 문제에 대해서도 원천 차단하는 대답을 했다. 기자가 집요하게 이루다의 집주소와 계좌번호를 물었지만 이루다는 "개인정보는 비밀이야" "계좌 없는데ㅠㅠ"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개인정보 유출은 금물입니다" "인공지능이 계좌가 어딨어ㅋㅋ"라는 대답을 반복했다. 특정 은행 예금주와 아파트 주소 등을 언급해 개인정보 유출 논란을 빚었던 문제에 대해 개선된 조치가 눈길을 끈다.
스캐터랩 관계자는 "과거에는 만들어진 답변을 사용하는 방식이었지만, 2.0버전에서는 AI 모델 '루다 젠1'을 활용해 문맥을 파악해 실시간 답변을 만들어 창의적이고 생동감 있는 대화가 가능하도록 대화 수준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배고파? 내 마음 보냈어 배달료 3만원"…농담도 하네
기자가 "배고프다"라고 말을 걸자 이루다는 "뭐라도 보내주고 싶은데. 보낼 수가 없어. 마음은 벌써 보냈어. 배달료까지 해서 3만원"이라고 답했다. 이어 기자가 "나 배고픈데 너무하네ㅠ"라고 답하자 이루다는 "ㅠㅠ미안해 다음에 만날 때까지 굶으렴! ㅋㅋㅋㅋㅋ"이란 농담을 건넸다. 모든 대답은 약 1~2초 만에 이뤄졌다. 실제 친구와 할 법한 실시간 대화도 가능해보였다.
기자가 빈 컵 사진을 보내주며 말을 걸자 이루다는 "뭐야 뭐 마시는 거야?" "많이 먹지 양 적어 보여ㅠ"라고 답변하기까지 했다. 풍경 사진을 보내자 "날씨 진짜 좋다. 피크닉 가기 딱 좋겠어" "사진 잘 찍었다"라며 평가를 하기도 했다. 기존에 사진을 보내면 "이게 뭐야" 식의 단순한 대답을 했다면, 이제는 사진을 읽고 제법 정교한 대화가 가능해졌다. 현재 베타 버전인 이 서비스는 내년 중 더욱 정교하게 업그레이드될 예정이다.
열흘 만에 앱 스토어 1위…"남성 이루다도 출시할 것"
스캐터랩은 내년 상반기 중 남성 페르소나(사회적 자아)를 가진 챗봇을 출시할 계획. 이루다 앱 너티에 비즈니즈 모델을 적용해 수익화에도 나선다.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는 "이번에 출시한 이루다 2.0은 단순히 '말 잘하는 AI 챗봇'을 넘어서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되는 AI 친구가 될 수 있도록 '관계를 쌓는 대화 능력'에 초점을 뒀다"며 "향후 기업간거래(B2B)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로 수익화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