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타깃 연령층 고려해
홈쇼핑서 '김희선 드라마' 소개
내년 초 직접 광고송출 계획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들이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에 힘을 쏟으면서 플랫폼에서 상영되는 드라마 홍보 창구도 다양해지고 있다. 제작사들은 모바일을 통한 OTT 플랫폼 시청이 대세가 됐다는 점을 우선 감안해 광고 전략을 짜고 있다. 광고비가 많이 드는데도 시청자 유입 효과를 가늠하기 힘든 4대 전통 광고매체(TV·라디오·신문·잡지)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효과)’가 좋은 버스, 홈쇼핑 등을 통한 홍보를 늘리는 추세다.
○엔터 광고 중 드라마 비중↑
28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버스 외부에 이미지나 문구를 노출하는 ‘버스외부광고’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중 드라마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6.1%에서 2021년 23.2%로 불어났다. 최근 화제를 끌고 있는 ENA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도 지난달 20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서울 시내를 도는 버스에 광고를 집행했다.
제작사들이 버스 광고를 주요 채널로 활용하는 데는 OTT 시장 확대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버스나 지하철 이용자 중 상당수가 탑승 시간 내내 스마트폰으로 OTT 드라마를 시청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스마트폰 이용률이 높은 사람을 타깃으로 할 때 버스외부광고는 효과적”이라고 했다. 그는 “젊은 대학생이나 직장인을 겨냥해 강남, 광화문 등을 지나는 노선에 드라마 광고를 하는 사례가 많다”고 덧붙였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률은 2019년 52.0%에서 2020년 66.3%, 2021년 69.5%로 꾸준히 상승했다. OTT 이용자의 92.2%는 스마트폰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TV 광고도 ‘타깃형’으로
콘텐츠 제작사가 TV 광고를 전혀 안 하는 건 아니다. 우영우만 하더라도 드라마가 본방송되는 ENA 채널에 출연진이 “우영우는 ENA”라고 외치는 광고가 나온다.
다만 TV를 통한 드라마 광고 역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매스 마케팅’보다 홍보하려는 드라마를 볼 가능성이 높은 시청층을 집중 타깃으로 하는 마케팅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가 ‘블랙의 신부’ 홍보를 GS샵 TV홈쇼핑을 통해 진행한 게 그런 사례다. 넷플릭스는 지난 13일 드라마 주연 배우 김희선 등을 출연시켜 홈쇼핑 방송에서 30분간 이 드라마를 소개했다.
이 마케팅은 성공적이었다는 게 방송사 및 광고업계의 평가다. 프로그램 시청 가구 수는 총 1만9242가구로, KT 인터넷TV(IPTV) 가입자 기준으로 전주 같은 시간대 GS샵 프로그램보다 63% 많았다.
실시간 채팅 플랫폼 ‘라이브톡’에도 방송 시간에 2만 건이 넘는 메시지가 올라왔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드라마 장르와 내용이 TV홈쇼핑 시청자와 잘 맞는다고 생각해 새로운 방식의 마케팅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OTT 플랫폼, 새 광고 채널로 뜰까
OTT 시장이 커짐에 따라 넷플릭스 등이 직접 드라마 광고를 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넷플릭스는 최근 저가형 광고 요금제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넷플릭스는 플랫폼에 광고를 붙이는 대신 이용자들이 저렴한 요금으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요금제를 내년 초 도입할 예정이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OTT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OTT가 직접 광고 송출에 나서게 되면 매력적인 플랫폼으로 부상할 공산이 크다”며 “콘텐츠 분야 광고주라면 OTT를 눈여겨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해외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어 주목된다.29일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우영우는 전날 기준 넷플릭스 TV쇼 부문 세계 3위를 기록했다.이는 지난달 29일 첫 방송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의 기록으로, 총 20개국에서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20개국은 한국을 비롯해 바레인, 볼리비아, 홍콩, 인도네시아, 일본, 쿠웨이트, 말레이시아, 몰디브, 멕시코, 오만, 필리핀,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싱가포르, 스리랑카, 대만, 태국, 아랍에미리트, 베트남 등이다.우영우는 방글라데시, 칠레, 에콰도르, 이집트, 온두라스, 요르단, 모르코, 니카라과, 파라과이, 페루, 엘살바도르에서 2위, 도미니카공화국, 과테말라, 인도, 파나마에서도 3위에 올랐다. 미국에선 9위로, 처음으로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한편, 우영우는 중국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다만 중국에서는 드라마가 정식으로 유통되지 않고 있어 '불법 시청', '도둑 시청'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영우는 최근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등에서 '비상한 변호사 우영우(非常律師禹英禑)' 등의 제목으로 유통되고 있다. 중국은 넷플릭스 서비스 국가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 시청자들이 불법적인 경로를 찾게 되는 것이다.이와 관련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도둑 시청'도 어이없는데 중국 최대 콘텐츠 리뷰 사이트인 '더우반'에서는 자신들끼리 평점을 매기고, 리뷰는 이미 2만 건 이상 올랐다"면서 "그야말로 자기들끼리 '몰래 훔쳐보면서, 할 건 다 하는 상황'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이 운영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가 지난해에 이어 미국 케이블 채널 HBO와 대규모 콘텐츠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웨이브는 이번 계약을 통해 현재 제공 중인 HBO 주요 시리즈를 공급을 유지하기로 했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가 2020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OTT인 HBO맥스의 다수 오리지널 시리즈도 새롭게 선보인다. 웨이브는 HBO의 '왕좌의 게임'을 비롯해 '체르노빌', '웨스트 월드', '메어 오브 이스트 타운', '석세션' 등을 제공하고 있다. HBO맥스의 '하우스 오브 드래곤' 등도 다음달부터 잇달아 공개할 예정이다. '하우스 오브 드래곤'은 조지 R.R. 마틴의 <불과 피>를 원작으로 하는 프리퀄(이전의 이야기를 담은 속편) 작품으로,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200년 전 웨스테로스 세계의 이야기들을 그린다. 김홍기 A·D(Acquisition·Distribution)그룹장은 "지난해 HBO 시리즈 공급을 시작하면서 이용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는데, 이번엔 HBO맥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범위를 더욱 확장하게 됐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작품들을 웨이브를 통해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BO맥스는 이를 통해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 대신 간접 진출하는 방식을 택했다. 앞서 파라마운트플러스가 티빙에 입점해 한국 시장에 간접 진출한 것과 동일하다. 이처럼 글로벌 OTT가 잇달아 간접 진출 방식을 택한 이유는 시장 공략에 많은 투자 비용이 들고 위험부담이 큰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미국 은행 골드만삭스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에 매수 투자의견을 제시했다.26일(현지시간) 브렛 펠드먼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목표주가를 22달러로 제시하고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했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이날 종가는 14.43달러다.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워너브라더스와 디스커버리가 합병해 출범한 기업이다. 펠드먼 애널리스트는 “합병 효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고 비용 절감도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위험 요소는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주가에 이미 반영돼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펠드먼 애널리스트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파라마운트글로벌(PARA)의 목표주가를 37달러에서 20달러로 낮췄다. 파라마운트글로벌의 26일 종가는 24.14달러로 골드만삭스가 제시한 목표주가보다 높다.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매도로 변경했다.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넷플릭스의 가입자 감소 소식으로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와 파라마운트글로벌 주가는 최근 하락세를 보여 왔다. 올 들어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주가는 약 38%, 파라마운트글로벌 주가는 20% 가량 하락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