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막힌 유전자검사, 내달 인도네시아서 첫발"
“유전자 검사 결과로 건강을 관리하고 신약을 만드는 시대가 왔습니다. 해외 보험사와 함께 유전자 분석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신약 개발에서도 성과를 내겠습니다.” 신동직 메디젠휴먼케어 대표(사진)는 최근 기자와 만나 “다음달 동남아시아에 유전자 검사 서비스 공급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메디젠휴먼케어는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재계 2위인 살림그룹 산하 생명보험사 인도라이프와 인도네시아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메디젠휴먼케어는 유전자 검사에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가장 풍부하게 확보한 업체로 꼽힌다. 상당수 유전자 분석 업체는 유전자 검사 데이터 수를 늘리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반면 이 회사는 국내 73만 명, 해외 28만 명의 유전자 검사 데이터뿐 아니라 재검사가 가능한 검체도 함께 갖고 있다. 이들 일부의 건강검진 자료도 보유하고 있다. 검체와 건강검진 자료를 함께 활용하면 유전자 분석 결과를 건강 관리 사업이나 신약 개발 사업에 신속하게 적용할 수 있다.

이 회사가 눈여겨보는 시장은 세계 4위 인구(약 2억8000만 명) 대국인 인도네시아다. 국내는 유전자검사 업체가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 직접 검사할 수 있는 유전자 항목이 그간 70개로 제한돼 있었던 반면 인도네시아에선 310개 유전자를 검사할 수 있다. 신 대표는 “올해 인도라이프의 보험 고객 40만 명을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공급할 예정”이라며 “현지에서 직접 분석해 결과 수령에 걸리는 시간을 기존 3주에서 5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메디젠휴먼케어는 궤양성 대장염 발병과 관련된 유전자를 표적으로 삼은 DNA 기반 신약 후보물질도 발굴했다. 신 대표는 “질환별 환자의 유전자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 기술이전하는 사업 모델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