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과학硏·국가보안기술硏

별도 암호화 과정 없이
20㎞ 거리에서 정보 전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진이 양자 직접통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표준연 양자기술연구소 제공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진이 양자 직접통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표준연 양자기술연구소 제공

도청이 불가능한 차세대 통신 기술인 ‘양자 직접통신’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처음 개발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양자기술연구소와 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별도의 암호화 과정 없이 통신이 가능한 양자 직접통신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발표했다.

양자통신은 빛의 최소 단위인 광자에 정보를 실어 보내는 것을 말한다. 광자는 더 이상 쪼개지지 않고 건드릴 수도 없어, 여기에 실린 정보를 가로채는 것은 불가능하다. 광원이 광자를 하나 만들고, 검출기가 이 광자를 확인하면 보안성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수학 원리(소인수분해)에 기반한 현재 암호체계와 전혀 다르다.

현재 양자통신은 광자 수준으로 세기가 약한 레이저 펄스를 이용해 발신자와 수신자가 무작위로 암호를 나눠 갖는다. 상용화 단계에 도달한 양자키분배 기술이 대표적이다. 인터넷뱅킹 때 사용하는 OTP(일회용 패스워드)처럼 양자비밀키를 그때그때 생성해 사용자에게 배분하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이 2018년 인수한 업체 아이디큐가 이 기술을 갖고 있다.

이 기술에도 단점은 있다. 두 사용자가 비밀키를 나눠 가진 상태에서 메시지를 전송해야 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비밀키 역시 급증한다. 관리 시스템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양자 직접통신은 비밀키가 필요 없다. 대신 광자를 하나씩 배출할 수 있는 초정밀 장치가 필요하다. 약한 레이저 장치만 필요한 양자키분배와 다른 점이다. 단일 광자를 만드는 광원, 광자를 확인하는 검출기, 통신 채널 프로토콜 설계 및 제어, 검증 등 전 단계에서 새로운 기술이 요구된다.

연구팀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이 제공한 20㎞ 길이 광통신망을 이용해 양자 직접통신 기술을 국내에서 처음 구현했다. 2개의 광자를 내뿜는 광원과 검출기를 제작해 수백 헤르츠(㎐)의 보안 정보를 보내는 데 성공했다. 전송 정보가 수백 ㎑에 달하는 양자키분배보다는 효율이 낮지만, 에러율은 3~6%로 비슷했다.

박희수 표준연 양자보안기술연구소장은 “기업들이 요구하는 새로운 방식의 양자통신 가능성을 처음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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