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 첨단연성물질연구단 소속 조윤경 UNIST(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 교수는 세균 감염 여부를 이같이 신속하게 알 수 있는 '피젯 스피너(프로펠러처럼 돌아가는 소형 장난감)' 형태의 진단키트를 개발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조 교수팀은 적은 힘으로 빠르게 오래 회전하는 피젯 스피너에 착안해 이런 형태의 미세유체칩(극미세한 관 안에서 시료를 화학적으로 처리하는 칩)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시료가 회전할 때 세균이 농축되도록 이 기기를 설계했다. 소변 1㎖를 기기에 넣고 5분 가량 1~2회 돌리면 필터 위에 세균이 100배 이상 농축된다. 그리고 필터에 특정 시약을 넣고 45분간 기다리면 세균의 농도를 주황색으로 표시해준다. 이 과정에선 세균의 종류는 알 수 없고 세균 감염 여부만 알려준다.
연구팀은 인도 티루치라팔리 시립병원에서 이번에 개발한 기기의 성능을 증명했다. 자원자 39명을 대상으로 시험한 결과 세균 감염 여부가 1시간 내로 나왔다. 연구팀 관계자는 "현지의 일방적 처방으로는 54%에 달했을 항생제 오남용 비율을 0%로 줄일 수 있음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검사 결과 실제 항생제가 필요한 환자는 39명 중 18명(46%)이었고, 나머지 21명(54%)은 항생제가 필요 없는 질환이었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물로 아프리카 등 오지(奧地)에서 의료서비스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포스텍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하고 미국 일리노이대 어배너샴페인캠퍼스에서 재료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UNIST에 부임하기 전엔 삼성종합기술원에서 10년간 일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에 실렸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