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손자회사에서 5세대(5G) 이동통신망을 활용하는 알뜰폰을 내놨다. 삼성전자, LG전자의 신제품과 비교하면 20~30% 정도 저렴하다.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카카오의 주요 앱(응용프로그램)이 내장돼 있는 게 특징이다. 카카오가 간접적으로나마 스마트폰 제조에 손을 뻗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래픽=전희성 기자 lenny8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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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파이브, ‘81만원폰’ 출시

카카오 관계사 스테이지파이브는 4일 5G 퀄컴 칩셋과 카카오 주요 서비스를 적용한 스마트폰 ‘스테이지 5G’를 선보였다. 스테이지파이브는 2017년 카카오 손자회사로 편입된 정보기술(IT) 회사다. 가상이동통신망서비스(MVNO)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카카오의 100% 자회사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약 5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스테이지 5G의 출고가는 81만4000원이다. 전반적인 스펙은 ‘준프리미엄’ 수준이다. 스마트폰 뒷면엔 4800만 화소 일반 렌즈, 2000만 화소 광각 렌즈, 800만 화소 망원 렌즈 등 세 개의 카메라가 들어간다. 앞면에도 2000만 화소 일반카메라가 장착됐다.

크기는 세로 159.2㎜, 가로 73.4㎜, 폭 7.9㎜며 6.47인치의 액정을 적용했다. 배터리는 4000㎃h고 6GM RAM 및 128GB ROM 메모리를 내장했다. 외장 메모리는 최대 2TB까지 지원한다. 색상은 파란색 한 가지다.

스마트폰을 켜면 카카오페이, 카카오T, 카카오페이지 등이 첫 화면에 나타난다. 카카오게임즈의 대표작인 프렌즈마블과 프렌즈 타운 등도 깔려 있다. 잠금 화면에서 바로 앱으로 들어갈 수 있는 단축 기능 등을 추가했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카카오 손자회사로 편입된 뒤 ‘카카오 리틀프렌즈폰’ 등의 키즈폰을 내놨다. 일반 스마트폰 출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관계자는 “스테이지 5G를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상품군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라며 “스테이지 5G는 카카오 손자회사로서 나선 첫 알뜰폰 사업이란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사업 영토 넓히는 카카오

카카오는 올 들어 자회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신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금융기술) 자회사뿐 아니라 카카오모빌리티, 그라운드X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들이 공격적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대표적 사례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카드사와 제휴해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1월 ‘카카오페이 투자’를 내놓은 뒤 올 들어 보험 등 기타 금융상품 판매에까지 나섰다. 이 같은 사업 확장에 힘입어 카카오페이의 지난 상반기 거래액은 22조원을 달성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9월 국내 최대 택시가맹사업자인 타고솔루션즈를 인수하며 대형택시 ‘카카오 T벤티’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 안으로 카카오톡 안에 가상화폐 지갑을 집어 넣는 게 목표다.

해외로도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캐릭터 브랜드 카카오프렌즈를 운영하는 카카오IX는 지난해 말 일본 도쿄를 시작으로 중국, 홍콩, 영국, 미국 등 해외 각지에 신규 매장을 세웠다. 카카오게임즈가 지난달 출시한 신작 게임 ‘달빛조각사’는 해외 이용자를 염두에 둔 작품이다.

카카오 측은 스테이지 5G를 다른 자회사들의 사업과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스테이지파이브의 모회사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벤처캐피털(VC)이기 때문이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50%의 지분을 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재무적 투자자 성격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카카오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해 인수한 손자 회사가 새로운 사업에 나선 것”이라며 “카카오가 사업에 개입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