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들, 블록체인 활용해 높은 보안수준 구축 가능"
DID '마이아이디', 블록체인 증명서 발급서비스 '브루프'로 시장 공략
4일 한경닷컴과 인터뷰중인 김종협 아이콘루프 대표(사진=변성현 기자)

4일 한경닷컴과 인터뷰중인 김종협 아이콘루프 대표(사진=변성현 기자)

“데이터 독점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같이 업계의 지배적 위치에 있는 업체들도 데이터 독점 체제를 포기하고 블록체인 기반 분산 환경으로 넘어가기 시작했죠.”

지난 4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신문빌딩 10층에서 한경닷컴과 인터뷰한 김종협 아이콘루프 대표(사진)는 블록체인이 시대정신으로 부각되는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김 대표가 수장으로 있는 아이콘루프는 국내 대표 블록체인 개발사로 꼽힌다. 아이콘이 발행한 가상화폐(암호화폐)는 9일 기준 전세계 암호화폐 시가총액 52위(약 2134억원)로 국내 프로젝트 중 가장 큰 규모다. 그동안 서울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공공 부문과의 블록체인 시스템 구축 협력에도 적극 나섰다. 아이콘루프는 이번엔 한경닷컴과 블록체인 교육협력 협약을 체결, 대중적 블록체인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김 대표는 기존 데이터 독점 체제 변화가 단지 거대 기업들에만 적용되는 게 아니라고 짚었다. 도리어 중소기업들이 블록체인 기반 분산 환경으로 더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개인정보를 포함한 데이터 보안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관련 규제들도 생겨나고 있죠. 문제는 기존 방식대로라면 핀테크(금융기술) 회사나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 중소기업들은 이러한 보안 관련 지출을 감당하기 어려워진다는 겁니다.”

김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서비스 신뢰도를 보장하기 위해 백업 서버를 구축하고 보안 전담 부서를 설치하는 등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버거울 정도다. 특정 대형 업체가 점차 IT산업을 독식하는 구조가 된 이유도 여기에서 찾았다.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이러한 보안시스템 구축 비용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어요. 스타트업이 서비스 투자자본수익률(ROI)을 맞추면서 대기업과 동등한 수준의 보안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가능해진 거죠.”

일례로 아이콘루프는 사내 미팅룸 예약시스템까지 블록체인으로 구축했다. 미팅룸 예약시스템의 데이터는 보안 측면에서 굳이 블록체인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네트워크 유지·보수 비용 측면만 봐도 블록체인 사용이 더 이득이라고 했다.

4일 한경닷컴과 인터뷰중인 김종협 아이콘루프 대표(사진=변성현 기자)

4일 한경닷컴과 인터뷰중인 김종협 아이콘루프 대표(사진=변성현 기자)

이러한 이점이 부각되면서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던 정부나 공공기관들도 블록체인 서비스를 본격 도입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정부와 공공기관들이 예전처럼 단순 호기심 수준에서 블록체인 기술에 접근하던 단계는 지난 것 같아요. 최근 서울시가 아이콘루프의 블록체인 서비스를 도입한 게 대표적입니다. 아이콘루프가 개발한 분산신원확인(DID)시스템 ‘마이아이디(my-ID)’가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기도 했죠”

DID란 안전한 형태의 디지털 신분증이라 보면 된다. 기존 온라인·모바일 뱅킹 등 온라인상에서 모든 게 이뤄지는 서비스도 신분 인증만큼은 주민등록번호 같은 물리적 신분증을 활용해야 했다.

가령 카카오뱅크에서도 신분 인증은 카카오톡 아이디가 아닌 주민등록증을 촬영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DID는 이러한 기존 신원 증명 방식의 단점을 블록체인으로 극복했다. 중앙화된 서버가 아닌 분산형 블록체인을 통해 처리되므로 가능한 서비스다.

“DID는 온라인 상에서 편리하게 신분을 증명할 수 있게 해줍니다. 신분증의 데이터 통제권을 사용자 본인이 가져 안전하기도 하죠. 금융권에서 마이아이디 서비스가 범용화되면 앞으로 T머니나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 나아가 오프라인 업체에서도 광범위하게 쓰일 수 있을 겁니다. 아이콘루프가 DID 분야에 우선 집중하는 이유입니다.“

이날 한경닷컴과의 협약 체결에 따라 아이콘루프는 블록체인 교육프로그램 이수자에게 자체 개발 블록체인 수료증 발급서비스 ‘브루프(Broof)’를 활용한 위·변조 불가능한 수료증을 발급하기로 했다.

“브루프 같은 서비스는 중소형 교육기관들도 활용 가능한 서비스입니다. 규모가 작은 교육기관들은 수료증 발급 내역 등을 전산화, 관리하기 위해 비용을 투자하기 어렵죠. 이처럼 기존에 IT 인프라 구축이 불가능했던 규모의 수료증·증명서 발급도 브루프를 통해 시스템화할 수 있어요. 마이아이디, 브루프를 앞세워 기존 서비스와 플랫폼의 탈중앙화를 이끌겠습니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사진=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byun8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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