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 '러시아 월드컵' 건강하게 즐기려면

경기 보며 흥분은 금물
교감신경계 활성화로 근육통
만성질환자는 고혈압 등 위험
고함 지르다 성대결절 올 수도

치맥은 응원 단짝?
늦은 밤 열량 높은 야식
위장장애·역류성 식도염 유발
수박 등 수분 많은 과일 먹어야

올빼미 응원도 체력이 우선
낮잠은 30분 이내, 최소 5시간 숙면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면 피로 풀려
스트레칭 등 운동은 1시간 안넘게
지난 14일 개막한 2018 러시아월드컵의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18일 스웨덴과의 첫 경기를 치른 한국은 24일 새벽 멕시코와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밤 12시에 경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축구 경기를 보려면 밤잠을 설치게 마련이다. 운동경기를 관람하면 스트레스를 풀고 기분전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지나치게 경기 결과에 집착하다 보면 자칫 스트레스가 쌓일 위험이 있다. 이 때문에 월드컵 올림픽 등 스포츠경기가 벌어질 때마다 후유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올해는 월드컵이 끝나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도 예정돼 있다. 월드컵 등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면서 건강을 챙기는 법에 대해 알아봤다.
치맥에 빠진 밤샘 응원… 위장장애 일으키는 '야식 증후군' 부른다

교감신경 활성화돼 심혈관계질환 위험

월드컵 등 대규모 스포츠 행사 기간에는 스포츠 중계를 보다가 돌연사하는 사고가 종종 일어난다. 손에 땀을 쥐는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면 몸을 각성시키는 교감신경계가 자극된다.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 심혈관계도 활성화된다. 몸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심혈관 기능이 약한 노인, 고혈압 환자, 심혈관 질환자 등은 운동 경기를 관람할 때 흥분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만약 경기를 보다가 갑자기 뒷목이 당기거나 가슴통증, 두통,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느껴지면 TV 시청을 멈추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라면 혈압과 맥박을 확인해봐야 한다. 증상이 좋지 않으면 바로 병원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 근육통 증상도 심해진다. 평소 허리가 자주 아프거나 목뒤가 뻐근하고 어깨가 결리는 사람은 월드컵 경기를 시청하다가 증상이 악화될 위험이 있다. 교감신경계를 자극할 수 있는 술, 담배, 카페인 음료 등도 가급적 피해야 한다.

밤늦은 시간에 축구 경기를 시청하다 보면 생활 리듬이 흐트러질 수 있다. 이정아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축구 경기 승패에 몰입하면 스트레스를 받게 돼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거나 과음또는 폭음을 하기도 한다”며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거나 협심증, 뇌졸중 과거력이 있으면 평소 먹던 약 복용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쉽게 흥분하는 경향이 있거나 경기 내용과 결과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승부를 가리는 운동 경기이기 때문에 한쪽은 질 수밖에 없다. 우리 팀도 예외는 아니다’는 점을 받아들이고 스포츠 경기보다 중요한 다른 것을 생각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조명 어둡게 하면 수면 패턴 유지에 도움

수면 건강도 챙겨야 한다.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잠은 최소 5시간 정도 자야 다음날 일상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다. 한국과 러시아의 시차는 6시간이다. 주로 밤늦은 시간에 경기를 볼 수밖에 없다. 늦은 시간 눈의 피로를 줄이고 피곤함을 덜기 위해서는 간접 조명을 쓰거나 조명을 약간 어둡게 하면 도움된다. 거리를 두고 TV를 시청하는 것이 좋다. TV는 눈높이보다 약간 낮은 위치에 두고 틈틈이 다른 곳을 보면서 눈에 휴식을 줘야 한다.

TV를 시청한 뒤 바로 잠을 자려고 술을 많이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알코올은 숙면을 방해한다. 경기가 끝난 뒤 잠자리에 누워 경기 관련 기사를 검색하거나 하이라이트를 보느라 스마트폰을 오랜 시간 들고 있는 사람도 많다. 이는 불면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모바일 게임 등도 마찬가지다. 밤시간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은 버려야 한다.

TV 시청 자세도 중요하다. 피로감을 줄이려면 바른 자세로 TV를 시청해야 한다. 옆으로 누워 팔로 목을 괴는 자세, 목에 높은 베개를 베고 TV를 시청하는 자세, 허리를 밀착하지 않는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 소파나 의자에 허리를 밀착하고 윗몸에 힘을 뺀 편안한 상태에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3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도움된다.

피로를 푸는 데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30분 이내 낮잠을 자는 것도 도움된다. 한창태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잠을 충분히 못 자면 기억력과 집중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물론 만성피로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방안 습도는 60%, 실내온도는 20~23도로 맞춰놓고 미지근한 물로 샤워한 뒤 우유를 마시는 것도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야식은 수분 많은 수박, 토마토 드세요”

늦은 밤 축구를 보거나 기다리면서 야식을 찾는 사람도 많다. 단골 메뉴는 치킨과 맥주다. 그러나 기름진 야식을 먹고 소화가 덜 된 상태에서 잠을 자면 소화불량, 역류성 식도염, 기능성 위장장애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낮에는 입맛이 없다가 밤에 음식을 찾게 되고, 자다가도 입이 심심해 일어나는 야식증후군에 걸릴 수도 있다. 이상인 차움 소화기내과 교수는 “식후 2~3시간 뒤 잠자리에 들어야 속이 부담스럽지 않은 상태로 잠을 청할 수 있다”며 “야식은 300㎉ 이하 식품을 권장한다”고 했다. 그는 “수분이 많고 포만감이 있는 수박이나 토마토와 같은 과일이 야식으로 제격”이라며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지인과 함께 큰 소리로 응원가를 부르거나 속이 뻥 뚫리는 슈팅 장면을 보며 고성을 지르기도 한다. 자칫 성대에 무리한 힘을 줘 강한 진동이 가해지면 점막이 자극을 받아 충혈되고 부어 오른다. 심하면 침을 삼키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생기고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김민수 분당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목이 따갑고 목소리가 갈라지는 증상이 나타난 뒤에도 계속 소리를 내면 성대결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하프타임, 휴식시간 등에는 20분 정도 목소리를 내지 않고 쉬어야 한다”고 했다. 응원 틈틈이 물을 자주 마셔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고 다음날에는 말을 덜 하는 등 휴식을 취해야 한다.

치맥에 빠진 밤샘 응원… 위장장애 일으키는 '야식 증후군' 부른다

늦은 밤 월드컵 경기를 시청하다가 생기는 육체적 피로감을 극복하려면 적당한 운동도 필요하다. 평소 운동하지 않던 사람도 정신적, 심리적으로 흥분하면 도파민이 분비돼 운동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낀다. 실제 운동을 하면 β엔돌핀 분비가 촉진돼 인체 혈액순환이 개선된다. 흥분 뒤에 찾아오는 피로감을 극복할 수 있다. 김원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운동은 가볍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스트레칭, 산책, 가벼운 등산, 걷기, 조깅 등을 하는 것이 좋다. 운동시간은 최대 1시간 이내로 유지해야 한다. 적당한 땀을 배출해 몸속 노폐물을 제거하고 대사량을 늘려 피로를 극복하는 데 도움된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이정아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한창태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이상인 차움 소화기내과 교수, 김민수 분당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김원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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