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초고속인터넷 산업의 해외진출이 본격화하고 있다. 서비스업체인 한국통신뿐 아니라 다산인터네트 미디어링크 등 장비업체들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성장이 점차 둔화됨에 따라 해외에서 수익을 창출하려고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업체는 한국통신. 이 회사는 2005년까지 일본 중국 미국 동남아 등지에서 최소 5백만회선의 ADSL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초고속인터넷서비스 뿐 아니라 네트워크 구축, 장비 및 콘텐츠 공급 등을 각국의 상황에 맞게 패키지로 묶어 제공키로 하고 전 부서를 동원해 해외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한국통신은 지난 4월 몽골 정부로부터 ADSL 시범서비스 사업자로 선정돼 몽골텔레콤과 함께 시범서비스에 들어갔다. 한국통신은 이어 베트남 VDC사와 공동으로 호치민 하이퐁 하노이 등 3개 성에서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제공키로 하고 최근 실사를 마쳤다. 또 중국 장비업체인 발리그룹, 태국의 태국정보통신과 ADSL 공동마케팅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며 일본 오키나와현의 한 도시와도 계약을 맺었다. 한국통신은 또 지난 1일 제주도에서 열린 아시아통신사업자협의회에서 뉴질랜드 TNZL, 인도네시아 인도새트, 필리핀 PLDT 등 3개국 통신사업자와 ADSL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수출길을 넓혔다. 한국통신이 현재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일본이다. 올 하반기부터 NTT 야후재팬 e악세스 KDDI 등이 ADSL 서비스를 본격 실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4일에는 LG전자와 함께 일본 NTT가 발주하는 1백50만 회선규모의 ADSL 장비(DSLAM) 입찰에 참여했다. 이 입찰은 2천억원대 이상 규모인 데다 향후 일본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통신 관계자는 "일본의 NTT가 이번 입찰에 꼭 참여하라고 얘기해 왔다"며 "입찰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ISDN(종합정보통신망)을 일찍 너무 광범위하게 깔아 ADSL급 초고속인터넷에서는 우리보다 뒤지는게 사실이지만 곧 ADSL급 운영노하우를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통으로서는 이런 일본의 상황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과 운영노하우를 지원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수입을 최대한 이끌어 낸다는 방침아래 일본시장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부도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의 초고속 인터넷망 기술을 반도체를 대신할 수출 주력품목으로 키우기로 했다. 정통부는 이와 관련, 한국이 세계 최초로 구축한 '사이버 아파트 네트워크'의 수출 전망이 높다고 보고 중국부동산개발공사 관계자들을 만나 수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다산인터네트 코리아링크 등 중견 네트워크장비 업체들도 최근 일본 도쿄에 설립된 정보통신부의 '도쿄IT지원센터'에 상담코너를 마련, 일본 업체들을 공략하고 있다. 다산인터네트는 특히 일본내 마케팅을 담당할 합작사를 설립해 수출드라이브를 건다는 전략이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