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확대"…다시 달리는 2차전지株
한동안 조정받던 2차전지주가 최근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 글로벌 전기차 수요 확대 전망이 나오면서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세로 돌아선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헤지펀드들의 쇼트커버(공매도로 빌린 주식을 다시 사는 환매수) 물량이 가세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2차전지주를 모은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최근 5거래일(5월 17~23일) 동안 5.9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 상승률(3.62%)을 웃돌았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상승세가 더 두드러졌다. 2차전지 대장주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5거래일 동안 6.2%, 에코프로비엠은 6.3%, 포스코퓨처엠은 7.58% 올랐다. 코스모신소재(11.1%), 동화기업(8.29%), 삼아알미늄(9.43%) 등 2차전지 중소형주는 상승률이 더 높았다.

외국인과 기관이 최근 2차전지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투자 심리가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5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를 각각 747억원, 71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4, 5위였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16일까지 LG에너지솔루션을 1026억원, 삼성SDI는 33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기관 역시 매수세로 돌아섰다. 기관은 지난 1~16일 LG화학을 912억원, 삼성SDI를 627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최근 5거래일에는 LG화학을 984억원, 삼성SDI를 41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2차전지주의 전반적 강세를 형성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산 탄산리튬 가격은 전기차 수요 증가를 반영해 지난달 말 ㎏당 161.5위안에서 최근 267.5위안까지 뛰었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2차전지 공급과잉 리스크가 해소되고 있다”며 “분리막, 전해질, 동박 등 소재기업들도 하반기 들어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공매도가 많았던 일부 종목은 쇼트커버가 주가 상승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주요 2차전지주가 고점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공매도를 이어온 헤지펀드들이 이익 실현에 나섰다는 것이다.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잔액은 지난 2일 기준 8698억원에서 18일 7877억원까지 줄었다. 같은 기간 포스코퓨처엠도 공매도 잔액이 5503억원에서 4705억원으로 감소했다. 두 종목은 4월 고점 대비 각각 17.1%, 19.4% 하락했다.

정성한 신한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은 “공매도 전략을 쓴 헤지펀드들은 차익을 실현할 동기가 충분해 일부 종목을 환매수했을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2차전지주들이 고점에서 많이 하락한 만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매력도 다시 생겼다”고 말했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일부 종목의 주가 조정, 전방산업 업황 개선을 제외한다면 이번 반등세에서 특별한 이유를 찾긴 어렵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