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SM엔터? 씨티씨바이오 경영권 분쟁 불붙었다
마켓인사이트 4월 4일 오전 11시50분

코스닥 동물약품 개발회사 씨티씨바이오의 경영권 분쟁이 가열되고 있다. 파마리서치를 비롯한 제약바이오기업이 가세하면서 관련 기업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파마리서치가 지난달 씨티씨바이오 지분을 대량 매입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했다. 파마리서치는 관계사인 플루토와 함께 씨티씨바이오 주식 170만4327주(7.05%)를 장내 매입했다고 지난달 23일 공시했다. 지분 취득 목적을 ‘경영권 참여’라고 분명히 했다.

파마리서치는 피부재생 주사제 ‘리쥬란’을 비롯해 관절강 주사 ‘콘쥬란’ 등으로 유명한 코스닥 기업이다. 이번 장내매수로 씨티씨바이오 2대 주주로 올라섰다.

파마리서치는 씨티씨바이오 지분을 추가로 매집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열린 이사회에서 총 300억원 한도의 씨티씨바이오 주식 매입을 결의했다. 앞선 지분 매입 금액(135억원)을 포함한 금액이다. 나머지 금액으로 추가 매수를 마무리하면 지분 13% 수준을 보유한 최대주주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현 씨티씨바이오의 최대주주는 이민구 대표(9.77%)다. 특수관계인인 더브릿지(2.69%)를 포함해도 지분율이 12.46%에 불과하다.

시장에선 파마리서치의 지분 매집을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로 파악하고 있다. 씨티씨바이오의 창업 멤버였다가 경영권을 뺏긴 전홍열 전 씨티씨바이오 대표가 파마리서치 편에 서 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 출신인 전씨는 씨티씨바이오에서 나와 지난해 바이오벤처 플루토를 세웠다. 플루토는 이번에 파마리서치와 함께 씨티씨바이오 지분을 장내매집해 공동 보유를 신고했다. 전 대표는 파마리서치를 창업한 대웅제약 출신 정상수 회장과 중앙대 약학대학 선후배 사이로 알려졌다. 씨티씨바이오 창업자들이 2021년 9월 이민구 현 씨티씨바이오 대표에게 적대적 M&A를 당한 이후 회사를 되찾기 위해 파마리서치와 손잡고 경영권 찾기에 나선 것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씨티씨바이오 기존 주주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대표는 가족들과 함께 씨티씨바이오 지분 5% 수준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2021년 이민구 대표가 씨티씨바이오의 경영권을 장악할 당시 씨티씨바이오 지분을 경영 참여 목적으로 5% 이상 매집했다. 당시 이 대표와 조 대표 측의 지분 싸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씨티씨바이오 주가는 1만4500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대표가 씨티씨바이오와 파트너십을 맺고 우호적 관계로 돌아서면서 주가는 제자리를 찾았다. 발행주식 총수가 늘어나면서 조 대표의 씨티씨바이오 지분은 작년 1월 4.94%로 줄어들었다. 이후 팔았을 수도 있지만 주가가 하락세여서 손절매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시장 관측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측 움직임도 주목된다.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가 씨티씨바이오 지분 6.46%를 보유하고 있다.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는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백신 개발사 유바이오로직스의 지분을 인수하는 등 제약바이오 기업을 대상으로 공격적으로 M&A를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씨티씨바이오의 경영권 분쟁에서도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씨티씨바이오 분쟁 기대가 커지면서 관련주는 급등세다. 씨티씨바이오는 전날 14.54% 급등한 데 이어 이날도 1.10% 상승한 1만1070원에 마감했다. 파마리서치는 전날 6.98% 오른 데 이어 이날 11.45% 급등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