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를 앞두고 일제히 하락했다. 미 중앙은행(Fed)이 당초 예상보다 강한 긴축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했다.

22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41.28포인트(1.68%) 내린 2417.68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0일(2395.2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 매도 주체는 외국인과 기관이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406억원, 6876억원 팔아치웠고, 개인 홀로 8874억원어치 사들였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일제히 파란불을 켰다. 대형주가 특히 부진했다. LG에너지솔루션(-2.31%), LG화학(-3.06%), 삼성SDI(-1.16%) 등 2차전지 관련주의 낙폭이 컸다. 전날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된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1.61%), SK하이닉스(-2.3%) 등 반도체주도 1~2%대 약세를 보였다. 금리에 민감한 네이버(-1.86%)와 카카오(-1.43%) 등 성장주도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코스닥지수도 하락세였다. 코스닥지수(1.88%)는 2% 가까이 하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041억원, 2077억원 순매도한 반면, 개인 혼자 5246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단도 2차전지 관련주가 유독 부진했다. 에코프로비엠은 0.19% 하락에 그쳤지만 엘앤에프(-6.19%)와 에코프로(-4.43%)는 각각 6%, 4% 넘게 내렸다. 하락장 속 JYP엔터는 4%대 강세를 보였다.

이날 증시는 FOMC 의사록 공개를 앞두고 긴축 경계감에 제대로 짓눌렸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선 영향도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함에 따라 연초 이후 매수세 지속한 외국인 투자자들에도 부담되는 수준까지 올라 차익실현 압력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9원 오른 1304.9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환율이 1300원대를 웃돈 건 작년 12월 19일(1302.9원) 이후 약 2달 만이다.

간밤 뉴욕증시는 FOMC 의사록 공개를 기다리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3대 지수는 모두 2%대 급락하며 올해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Fed 위원들이 '빅스텝(금리 단번에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최근 발표된 고용·물가지표로 미뤄 Fed가 추가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퍼졌다.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시장 예상치를 밑돈 점도 증시에 부담이 됐다.

한편, 한국시간으로 오는 23일 새벽 FOMC 의사록이 공개된다. 이경민 연구원은 "그간 다소 과도했던 통화정책 안도감에 오른 증시였다는 점에서 FOMC 의사록 내용 공개를 기점으로 추가 금리 인상 압박이 증시 더 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경계한다"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