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한때 6% 폭락한 나스닥…S&P '3800' 하락설

뉴욕 증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통상 며칠에 걸쳐 소화합니다. 전날 결과에 관한 생각을 다음 날 재고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그리고 4일 제롬 파월 의장의 "75bp 인상은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게 아니다"란 발언에 급반등했던 건 좀 지나친 것처럼 보였습니다. 기본적으로 회의 결과(50bp 인상, 양적 긴축 발표)가 매파적이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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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것을 모두 고려한다 해도 5일(미 동부 시간) 폭락세는 모두가 놀랄 만큼 컸습니다. 1% 안팎의 내림세로 출발한 주요 지수는 바닥을 모를 하락세를 이어가더니 나스닥은 한때 6%가 넘게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3.12%, S&P500은 3.56% 떨어졌고 나스닥은 4.99%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서버 다운을 걱정할 정도로 매도 수요가 많았다. 주요 기술주가 급락하면서 상당한 마진콜이 발생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마진콜에 따른 강제청산은 애플(-5.6%) 아마존(-7.56%) 메타(-6.77%) 마이크로소프트(-4.36%) 알파벳(-4.75%) 테슬라(-8.33%) 엔비디아(-7.33%) 등 거대기술주까지 덮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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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무엇일까요.

① 75bp 배제→인플레이션 못 잡는다

월가의 또 다른 투자자는 "정책금리를 50bp를 두 번 올리는 것으로 Fed가 8%대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습니다. 블랙록투자연구소의 장 보뱅 연구소장은 "Fed가 우선 50bp 올린 뒤 지켜보겠다는 2단계 전략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확실한 제동을 걸기로 결정하지 않았다는 충분한 증거다. 그렇게 하는 비용은 두 번째 단계가 논의될 때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만약 Fed가 충분히 긴축하지 않아서 인플레이션의 고삐가 풀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그 힌트를 이날 아침 영국 중앙은행(BOE)이 제시했습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금리 인상을 시작한 BOE는 기준금리를 25bp 올려 1%로 높였습니다. 통화정책위원 중 6명이 찬성했지만, 3명은 50bp 인상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BOE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 물가상승 압박이 급격히 강해졌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4분기에 물가상승률이 10.25%에 달하며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3월엔 7%였습니다. BOE는 또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25%에서 -0.25%로 떨어뜨리며 마이너스 성장을 예고했습니다. 그야말로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고 경고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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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관계자는 "BOE는 △위원회 내 분열 △10%까지 치솟는 인플레이션 전망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성장 전망 등 Fed가 두려워하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 이는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곡선에 훨씬 뒤처지면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Fed보다 더 빨리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BOE지만 인상 폭을 적게 가져가다가 인플레이션에 크게 뒤처졌고 이제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게 됐다"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영국보다는 상황이 낫습니다. 하지만 곡선에서 뒤지고 있고 따라잡을 수 있을지 불투명합니다.

즉각 유럽 국채 금리가 치솟았습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빨리 올려야 할 상황에 부닥쳤기 때문입니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연 1%를 넘어섰습니다. 8년 만에 처음입니다. 이는 미 국채로 이어졌습니다. 아침부터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를 훌쩍 넘어섰습니다. 한때 3.106%까지 치솟았고 결국 전날보다 16bp 상승한 3.066%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2018년 이후 최고치입니다. 한 채권 트레이너는 "파월 의장의 75bp 인상 배제 발언은 Fed의 인플레이션 제압 의지에 대한 의문을 불렀고, 어제와 반대로 오늘은 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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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는 이날 "파월 의장 발언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6월에 75bp의 금리 인상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유가와 식품 가격은 결국 어느 시점에서 떨어질 수 있지만, 임금과 복리후생은 그렇지 않으며, 중국의 봉쇄가 계속되고 지정학적 긴장이 높은 상황에서 Fed가 즉각 인플레이션 하락을 유도할 능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ING는 "10년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2.5% 영역으로 다시 하향 추세를 보인다면 이상적일 것이고, 이는 Fed가 물가 기대치를 통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라면서도 "위험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3%를 상회하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Fed가 6월에 75bp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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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5% 폭등했던 국제 유가는 이날도 1%가량 올랐습니다. 브렌트유는 0.84% 올라 다시 배럴당 111달러가 됐습니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6개월 이내에 금지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들은 하루 40만 배럴 증산을 고집하고 있는 데 따른 것입니다. 골드만삭스 등은 EU가 단계적으로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을 금지하면 유가 폭등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천연가스 가격도 폭등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미국 천연가스는 5.66% 폭등한 MMBtu당 8.89달러를 기록해 2008년 이후 14년 내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라보뱅크는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오르고 있습니다. 이들 가격이 계속 오르면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내려가는지 알려달라"라고 지적했습니다. 쿼드래틱캐피털의 낸시 데이비스 설립자도 "Fed의 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멈추게 할 것으로 생각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막대한 정부 지출, 공급망 붕괴, 그리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에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물가의 끈적끈적한 요인인 임금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날 노동부가 발표한 1분기 시간당 보상은 3.2%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생산성은 오히려 -7.5%를 기록했습니다. 1947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겁니다. 오미크론 확산 여파가 영향을 줬을 겁니다. 노동비는 높여주는데, 생산성이 떨어지자 단위노동비용은 11.6%나 폭증했습니다. 월가 예상(-5.3%)보다 훨씬 더 많이 감소한 것이죠. 이런 현상이 이어진다면 기업들의 이익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근로자들도 좋지 않습니다. 임금이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플레이션보다 낮기 때문입니다. 실질 시급은 5.5%나 줄었습니다. 근로자들은 더 많은 임금 상승을 요구할 것입니다. 네드데이비스 리서치는 "이 수치는 빡빡한 노동시장이 근원 물가에 미치는 지속적인 상승 압력을 확인시켜 준다. 이는 임금 발 나선형 인플레이션 및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험을 증가시키며, Fed의 더욱 공격적인 긴축을 부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② Fed의 과도한 긴축 →경기 침체+주가 하락

Fed의 부족한 긴축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과도한 긴축이 경기 침체와 주가 하락을 부를 것이란 공포도 상당합니다. 전날 FOMC 결과는 기본적으로 금리 50bp 인상, 향후 50bp 인상 예고 등 매파적입니다. 6월부터 QT까지 동시에 시행합니다. 칼라일 그룹의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창립자는 CNBC 인터뷰에서 전날 뉴욕 증시가 폭등한 데 대해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이 시장과 경제에 가져올 역풍을 깨닫고 현실로 돌아올(back to reality)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으로 두 번의 FOMC에서 50bp씩 금리를 더 인상한다면 금융환경은 약간 더 긴축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겁니다. 그는 "나는 Fed가 경기를 크게 둔화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여전히 미국 앞에는 많은 경제적 도전들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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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날 폭등에 대해 비판을 퍼부었습니다. 그는 "어제 기준금리를 20년 만에 최대인 0.5% 인상하고 6월부터 QT를 시작하기로 한 Fed의 결정에 주가는 크게 올랐고 장기 금리는 크게 내렸다. 이는 시장이 큰 실수를 저지른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Fed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도록 경제 성장을 충분히 늦추려면 낮은 주가와 높은 장기 금리가 필요하다. 즉, 금융 여건이 훨씬 더 빡빡해져야 한다"라면서 "Fed는 그들의 전날 움직임이 확실히 주가 하락, 금리 상승이 일어나기에 충분할 것으로 생각했을 텐데, 시장은 그렇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따라서 Fed는 투자자들이 자신들의 다짐(위원회는 인플레이션 위험에 매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을 알아듣고 주식과 채권을 더 많이 팔 때까지 통화정책의 브레이크를 더욱 세게 밟아야 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은 어제를 즐겨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앞으로 많은 날이 확실히 더 힘든 날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Fed의 긴축이 과도할지, 부족할지 등은 결국 인플레이션의 경로에 달려 있습니다. 파월 의장의 말대로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는 증거"가 나타난다면 →Fed는 덜 긴축해도 되고→미국 경제는 침체를 피하게 될 것이며→뉴욕 증시는 반등할 수 있을 겁니다. 코메리카자산운용의 존 린치 최고투자책임자는 “S&P500지수가 3850~4000 범위에서 바닥을 찾을 것으로 본다. 우리의 기본 사례인 2022년 침체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통화정책이 더 성장주와 기술주를 압박하지 않는 환경 속에서 주식은 다시 상승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도이치뱅크의 짐 리드 전략가는 "Fed가 단기 시장 기대치를 통제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인플레이션 데이터에 관한 것이다. 이 데이터가 개선되지 않으면 '다음 몇몇 회의'뿐 아니라 모든 회의에서 50bp가 인상될 것이며, 75bp 인상안이 다시 테이블 위에 놓일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한때 6% 폭락한 나스닥…S&P '3800' 하락설

시장은 요동치고 있습니다. S&P500 지수는 △ 4월 26일 -2.81% △ 28일 +2.47% △ 29일 -3.63% △5월 4일 +2.99% △5일 -3.56% 등 급등락했습니다. 월가에서는 "폭등하는 상승세는 일반적으로 베어마켓에서 나타난다"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아직 많은 월가의 기관 투자자들은 지금도 상승장 중 조정으로 보고 있지, 현 장세를 베어마켓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만약 베어마켓이라고 생각한다면 현금을 늘리는 등 포지션을 달리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앞으로도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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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RA의 샘 스토발 전략가는 "시장이 Fed의 정책을 놓고 '줄다리기'(긴축 강도가 높다 vs 낮다)를 하고 있으므로 극적인 4% 하락 후에도 앞으로 더 많은 하방이 있을 수 있다. 기술적 지표에 따르면 S&P500 지수는 3800까지 떨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2000년 이후 12개월 기업 이익 전망치에 대한 평균 주가수익비율(P/E)은 17배였고, 지금 2022년 예상 이익의 17배는 약 3860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피보나치 되돌림 수준 등을 봐도 S&P 500이 3800까지 되돌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입니다. 그리고 오는 6월 FOMC(14~15일)가 열리기 전 때까지는 4월, 5월 두 달의 물가가 나옵니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오는 11일 발표됩니다. 월가는 헤드라인 수치가 여전히 8%대가 나올 것으로 봅니다. 에너지와 음식료를 제외한 근원 수치도 6.6%로 전달(6.5%)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다만 전월 대비 수치에서는 정점 징후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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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내일 주시할 이슈가 두 가지 더 있습니다. 우선 내일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 등 여섯 명의 Fed 스피커가 연단에 섭니다. 이들이 75bp 인상안 등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 아침 8시 30분 4월 고용보고서가 나옵니다. 파월 의장은 FOMC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이 너무 뜨겁다"라고 여러 번 밝혔습니다.

월가는 현재 4월 신규 일자리가 38만 개 생겼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월가 관계자는 "너무 뜨거워도, 너무 차가워도 안 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만약 월가 예상보다 훨씬 많이 나온다면, Fed가 더욱 긴축 강도를 높여야 할 이유가 됩니다. 또 너무 적으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질 수 있습니다. 사실 전날 ADP가 발표된 민간고용은 24만7000개로 전월(47만9000개), 예상(39만 개)보다 적었지만, 월가에서는 반기는 반응이 나왔었습니다. "지금 너무 좋은 고용 지표는 Fed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날 발표된 주간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20만 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주보다는 1만9000건 감소했지만, 예상 18만 건보다 많습니다.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G&C)가 발표한 4월 기업들의 감원 계획은 2만4286명으로 전월보다 14% 증가했습니다. 지난 3월 40% 증가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조금씩 뜨거웠던 노동시장이 조금씩 완화되는 모습입니다. 물론 급하게 냉각되면 큰 걱정거리가 될 겁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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