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은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SNS) 기업이다. ‘페이스북’이라는 이름 자체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한다는 이 회사의 정체성을 설명해 준다. 지난 19일 이 회사가 회사명을 바꿀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더 이상 SNS 라는 단어로 자신의 정체성을 가둬두지 않겠다는 의미다.

아직 새로운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새 사명은 미래 사업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래 신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것은 메타버스다. 인스타그램, 와츠앱 등을 인수하면서 독점 기업이 된 페이스북은 정부 규제의 목표물이 됐다. 최근 내부 고발 사건으로 도마에 오르고, 미국 연방정부와 반독점 소송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명을 바꿈으로써 더 이상 SNS 독점 기업이 아니라 메타버스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취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몇 년 안에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더 이상 SNS 회사가 아니라 메타버스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표현해왔다.

페이스북뿐만이 아니다. 미국 시장의 주도주들은 본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사업만 아니라 상상의 영역에 있는 사업들도 현실화하며 상승세에 올라탔다. 테슬라가 대표적이다. 전기차 회사이면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기업이다.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고, 배터리 내재화 계획도 밝힐 정도로 완성차 밸류체인 전반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전기차가 대중화될 수 있도록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는 역할도 한다. 각 가정 지붕에 태양광 전지를 설치해 전기를 만들고 이를 통해 전기차를 편하게 충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차주가 쉬는 동안 자율주행차가 홀로 달리며 ‘로보택시’로 변신한다.

이 밖에도 테슬라는 다양한 인수합병(M&A)을 통해 솔라시티(태양광에너지), 보링컴퍼니(하이퍼루프), 오픈AI(인공지능) 등의 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테슬라의 궁극적인 목표는 하드웨어와 AI 기술 개발을 통해 지속적으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플랫폼 회사가 되는 것”이라며 “모빌리티 사업에서 가장 큰 매출이 전망되는 로보택시를 포함해 에너지·통신·AI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기업으로 변화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내면서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일곱 배 가까이 올랐다.

지난 8월에는 테슬라봇을 발표하면서 ‘로봇 기업’으로 또 한 번 변신했다. 당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테슬라는 전기차 이상의 것을 만드는, 세계에서 가장 큰 로보틱스 회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연/고윤상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