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석탄 가격이 최근 급등하면서 석탄(메탄올)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설비가 많은 중국 기업은 타격을 입는 반면 국내 석유화학 기업이 반사 이익을 누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중국 내에서 석탄 기반 공법으로 많이 생산하는 제품으로는 폴리염화비닐(PVC), 에폭시수지 원료(ECH), 초산(AA)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이들 제품을 석탄 외 재료에 기반해 중국과 다른 공법으로 생산하는 롯데정밀화학, 한화솔루션 등이 수혜주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중국發 석탄값 초강세…롯데정밀화학·한화솔루션 웃는다

석탄 초강세…中 설비 공급 차질

중국 석탄 가격은 올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 t당 200달러 수준이던 중국 원료탄 가격은 9월 현재 t당 430달러를 넘어섰다.

중국 석탄 가격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중국 정부의 환경 규제 강화로 석탄 생산이 감소한 데다, 호주와 중국의 갈등 격화로 호주산 석탄 수입까지 줄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석탄 의존도가 높은 중국 내 주요 석유화학 설비들의 원가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산 공급이 줄어들면 국내 업체가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중국 내 생산설비 집중도가 높고, 그중에서도 석탄(메탄올)을 기반으로 생산하는 공법의 비중이 높은 제품일수록 반사 이익 정도가 클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솔루션, “다시 관심 가질 시점”

PVC가 대표적이다. 전 세계 PVC 생산설비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3%로 가장 크다. PVC를 생산하는 방법은 석탄에서 아세틸렌을 생산해 염소와 반응시키는 ‘카바이드 공법’과 에틸렌을 염소와 반응시키는 ‘EDC 공법’ 두 가지가 있다. 중국은 총 설비의 절반가량이 카바이드 공법인 반면 국내 업체는 주로 EDC 공법을 쓰고 있다. 석탄 가격이 뛰고 에틸렌 가격은 떨어지면 국내 기업이 원가 경쟁력 우위에 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EDC 공법으로 PVC를 생산하는 기업은 한화솔루션이 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PVC는 글로벌 수요의 70%가 건설 부문에 사용되는데, 주요 국가들이 경기 부양책 일환으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수요도 같이 증가하고 있다”며 “PVC 외에 한화솔루션의 주요 제품인 가성소다도 전방산업 수요가 예상보다 더 강해 가격 상승세가 이어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했다. 전 연구원은 또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부문도 3분기부터 점진적으로 적자가 축소되는 시기에 진입했다”며 “여러모로 관심이 다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롯데정밀화학, 본업의 구조적 호황

롯데정밀화학도 중국 석탄 가격 강세의 수혜를 크게 누릴 기업으로 꼽힌다. 롯데정밀화학의 주력 제품은 ECH이고, 자회사 롯데이네오스화학이 AA와 VAM(초산비닐)을 생산하고 있다.

ECH도 글리세린 기반과 프로필렌 기반으로 생산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글리세린 제조 땐 메탄올이 투입된다. 중국은 글로벌 ECH의 절반가량을 생산하면서 이 중 40% 정도를 글리세린 공법으로 만든다. 전 연구원은 “글로벌 전체로는 중국 글리세린(메탄올) 기반 설비 비중이 약 20%에 달하는 셈”이라며 “글리세린 공법 생산 감소는 국내 ECH 업황 호조를 이끌 주요 동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정밀화학에 대해서는 이달 들어 대신증권, 하이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이 잇따라 목표가를 상향 조정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주력 제품인 염소 계열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