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자산운용이 한화그룹 비금융계열사가 보유한 한화투자증권 지분을 전부 인수했다.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위한 결정인 동시에 한화그룹 승계 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한화자산운용은 한화투자증권 지분 26.46%(5676만1908주)를 약 3201억원에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한화자산운용이 보유한 한화투자증권 지분은 19.63%에서 46.08%로 늘어났다. 대상 주식은 한화글로벌에셋(12.46%), 한화호텔앤드리조트(8.72%),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5.28%)가 보유한 한화투자증권 보통주다.

한화자산운용 측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증권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 디지털 금융 생태계 구축 등 신사업 진출을 가속화할 목적으로 다른 주주사에 매수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또 저금리 기조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증권업의 영업이익 및 순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분법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한화자산운용의 한화투자증권 단독 경영권 획득은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한화그룹은 2017년부터 승계를 염두에 둔 지배구조 정리 작업을 해왔다. 계열사 간 복잡하게 얽힌 지분 구도를 크게 화학·금융·레저 업권별로 묶는 모양새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가 그룹을 전반적으로 총괄하는 총수 지위를 승계한다고 해도 아들 삼형제에게 업권별 지휘권을 각각 분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가 태양광 및 화학을,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과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가 각각 금융과 레저 사업을 맡는 식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