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역대급 청약' 예고하는 두 풍경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 1275:1
공모가 6만5000원으로 확정
첫날 '따상'땐 1주당 10만원 차익
장외시장선 20만원대에 거래

균등배분에 올해 계좌 100만개↑
공모주 펀드에 1.7兆 몰려들자
운용사들 신규 가입 막아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올해 공모주 시장의 ‘대어(大魚)’로 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일반청약이 9일 시작된다. 시장 분위기는 이미 뜨겁게 달아올랐다. 앞서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은 역대 최고인 1275 대 1을 기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을 겨냥해 공모주 펀드로 자금이 밀려들어 상당수 펀드의 판매가 중단되는 일도 벌어졌다. 한 주라도 더 받기 위해 증권사를 돌며 계좌를 개설하는 투자자들도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은 비상장주식이 거래되는 시장에서 예상 공모가에 비해 훨씬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청약증거금 60조원 넘을까
청약에 가족계좌 총동원…돈 몰린 공모 펀드는 판매 중단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4~5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127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한국 자본시장 역사상 최고 기록이다. 공모 규모가 약 1조50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관들이 써낸 금액은 1000조원에 이른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국내 1172곳, 외국 292곳 등 총 1464곳이 참여했다. 해외 기관 중에는 싱가포르투자청(GIC)과 노르웨이뱅크 등이 가세했다. 기관들은 총 160억9956만3214주를 신청했다. 참여 기관의 97%가 희망가격 범위를 넘는 가격을 제시했다.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기로 약속하는 의무보유확약 비중은 전체 수량의 59.92%였다. SK바이오팜(81.15%)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주관사 측은 의무보유확약을 신청한 기관에 공모주를 추가 배정하기로 했다. 그동안 해외 기관에는 예외를 허용했으나 이번에는 국내 기관과 마찬가지로 확약을 유도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수요예측 흥행에도 불구하고 공모가를 상향 조정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공모가는 6만5000원으로 결정됐다. 이번 공모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1조4918억원을 조달하게 된다.
100만 개 계좌 개설 파워
개인 투자자 대상 청약은 9일부터 이틀간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SK증권,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6개 증권사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중복 청약이 가능하다. 계좌는 청약 전일인 8일까지 개설해야 가능하다.

올해부터 공모주 균등 배분제가 시행됨에 따라 적은 돈으로도 공모주를 받을 수 있다. 최소 청약 수량인 10주만 청약해도 1주 이상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에서만 올 1~2월 60만 개의 신규 계좌가 개설됐다. 나머지 5개 증권사까지 더하면 100만 개 이상 계좌가 청약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오는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상장 당일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를 기록(일명 ‘따상’)할 경우 주가는 16만9000원이다. 주당 10만4000원의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다. 장외시장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는 20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공모주 펀드 1조7000억원 유입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공모주 펀드 시장도 흔들고 있다. 상당수 운용사가 공모주 펀드 판매를 중단했다. 올 들어 1조7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급속히 유입된 영향이다. 펀드 규모가 너무 커져 운용이 부담스러운 데다, 특정 펀드가 우선 배정받는 물량은 한정돼 있어 기존 투자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증권사 가운데는 최근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이 주요 공모주 펀드 신규 가입을 막았다. 공모주 펀드 운용사인 에셋원자산운용은 지난달부터 공모주코넥스하이일드2호 펀드와 공모주코스닥벤처펀드 등의 판매를 중단했다.

증권사 영업점은 청약을 위해 추가 계좌를 개설하려는 개인투자자로 붐비고 있다. 대부분 증권사는 계좌를 개설하면 20일(영업일 기준) 내 비대면 계좌 추가 개설을 막고 있다. 그러나 대면으로는 계좌개설확인서, 거래내역서 등 서류를 제출하면 계좌 개설이 가능한 경우도 있어 직접 영업점을 찾는 발길이 늘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공모주를 받으려 복수 계좌를 만들거나 가족 계좌를 개설하려는 이들이 크게 증가했다”며 “미성년자 자녀 등 가족 계좌 개설을 문의하는 고객도 많다”고 객장 분위기를 전했다.

전예진/설지연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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