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났다. 여당의 압도적인 승리에 남북경협주를 비롯한 일부 테마주가 들썩이고 있다. 특정 정치인과 관련된 테마주는 희비가 교차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는 평온하다. 총선 결과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시때때로 변하는 글로벌 경기가 미치는 영향이 더 큰 관심이다.
與 압승에…경협주 '들썩' 정치테마주 '털썩'
차분한 시장 반응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68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3904억원, 135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했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01포인트 하락한 1857.07로, 코스닥은 2.15% 오른 623.43으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여당이 압승했지만 큰 변수는 안 된다고 평가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의 기존 정책이 탄력을 받을 수는 있지만 여당이 바뀐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방향성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수혜 종목에 대해서도 “코로나19로 글로벌 수요와 공급이 한꺼번에 줄었기 때문에 선거 결과만으로 특정 분야의 수혜 여부를 따지는 것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180석의 의석을 가져간 것이 오히려 불확실성을 해소해줬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민주당 계열은 정치와 외교 분야에 집중하고, 경제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아 이들의 승리를 시장에서는 부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였다”며 “하지만 최근 여당이 경제정책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하면서 코로나19 이후에 소비와 고용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에 기대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여대야소로 각종 부양책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부동산 정책은 증시에 호재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에 힘이 실려 주식시장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개인투자자들에게 주식에 대한 상대적인 매력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향후 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팔기만 하는 외국인 투자자가 언제 순매수로 돌아오느냐다. 전망은 엇갈린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이머징마켓 통화 가치가 올라가지 않는 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정성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알파운용센터장은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다시 사기 시작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 특별한 호재가 없다면 과하게 오른 종목은 다소 빠지는 대신 삼성전자가 다시 치고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희비 엇갈린 정치테마주

이날 여당이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시스템 반도체·미래차·바이오 분야 관련주 대신 남북경협 테마주와 통신장비 관련주가 급등했다. 금강산관광지구에 리조트를 운영했던 아난티는 14일 16.76% 오른 데 이어 이날 29.72% 급등했다. 일신석재도 이틀간 주가가 37.82% 올랐다. 통일그룹 계열사인 일신석재는 과거 금강산 관광을 담당했던 세일여행사 지분을 11.25% 보유하고 있다. 또 피피아이, 에프알텍, 머큐리 등 통신장비주도 14~16% 가까이 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이 내건 ‘1호 공약’인 공공 무료 와이파이 관련주다.

정치 테마주는 희비가 엇갈렸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테마주로 알려진 한창제지는 11.30%,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안랩은 6.93% 하락했다. 반면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관련 테마주인 세우글로벌은 4.57% 올랐다.

강력한 여권 대선 후보로 떠오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 관련 테마주인 남선알미늄 주가는 10.41% 하락했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6~19대 대통령 선거 기간 정치 테마주를 분석한 결과 낙선자는 물론 당선자 관련 정치 테마주도 선거일 직후 상대적으로 가격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고재연/오형주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