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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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국내 기업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위기와 기회가 공존할 것으로 보는 입장도 있다. 무역분쟁이 기술전쟁으로 이어진다면 한국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미중 간 갈등은 극에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325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부과를 준비하고 있고 중국은 관세 영역 카드 소진 이후 비관세 영역으로의 확전을 계획 중이다.

비관세 영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웨이 규제로 선공을 날렸다. 중국은 현지 진출 미국 기업에 행정조치, IT 수입품목 제한, 희토류 수출 중단, 미국채 매각 등을 암시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다음달 초로 예정된 고위급 회담은 결렬 상태이고 다음달 28~29일 열리는 G20회담에서 미중 정상의 만남도 예단할 수 없게 됐다.

미국이 화웨이 견제를 선택한 이유는 크게 세가지로 추정된다. 먼저 5G 인프라 설비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중국의 첨단산업의 영향력 확대를 억제하기 위해서다.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의도도 있다. 끝으로 주요국을 미국의 우방으로 확보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분쟁은 각자가 가진 영역에서 주변국을 포섭해 상대를 압박하는 시기에 도달했다"며 "미국 입장에서는 첨단 기술, 금융, 경제력을 기반으로 주변국을 압박해 중국과의 연대를 막고 있으며 그 시작점이 화웨이 제재"라고 해석했다.

G20 정상회담 개최 전 한 달 동안 미국 제재 수위 추가 확대와 중국의 반격은 불가피해 보인다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통신장비 판매와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미 상무부는 화웨이 68개 자회사 모두를 제재 리스트에 추가했다. 상무부 행정명령 이후 공급업체 중심으로 탈(脫) 화웨이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사업부에 구글의 안드로이드, 유튜브, 지메일 서비스 사용이 제한됐다. 퀼컴, 인텔, 마이크론을 포함해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 ARM까지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주요국 통신 업체는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 중단까지 선언한 상태다.

화웨이가 입는 타격은 예상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가 납품 받는 핵심 부품 벤더는 91개사이며 이중 중국 로컬 업체는 24개에 불과하다. 미국 업체가 33곳으로 가장 많고 미국 행정명령에 직접적 제재 조치 이행 의사를 밝힌 일본기업도 11곳, 대만은 10곳에 달한다. 중국 현지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소프트웨어, 5G 장비 등의 분야에서 20개 이상의 부품이 1~2년 내 대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화웨이 사태 반사이익 업종이 주목을 받고 있다.

대규모 수혜가 예상되는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꼽힌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지속될 경우, 삼성전자가 작년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 기준으로 약 3700만대를 뺏어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화웨이 고가 스마트폰인 P, Mate 시리즈가 해외 출하된 양은 3400만대로 이중 적어도 50%인 1700만대 가량은 삼성전자의 고가 스마트폰이 대체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중저가 시장에서도 화웨이의 지난해 중저가 스마트폰 수출량 5700만대 중 2000만대를 삼성전자가 대체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역시 단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웨이에 대한 마이크론과 인텔의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끊기면서 부품 확보에 절박한 화웨이와 반도체 수급을 우려하는 중국 IT 업체 주문이 SK하이닉스에 집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화웨이 사태가 중국발 IT 수요 위축과 업황 불확실성 고조로 이어져 한국 역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는 사업 구도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과 직접적 경쟁 관계에 있지만 한편으로는 협력과 공생의 관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화웨이는 삼성전자 전체 메모리 반도체 매출에서 5~10%의 비중을 차지하는 고객이어서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에 따른 매출 축소가 발생할 수 있다.

박성중 연구원은 "미중을 둘러싼 신(新)냉전시대는 총성 없는 기술·금융전쟁으로 전개 될 수 있다"며 "기회와 우려가 공존하는 만큼 국내 업체의 생존과 경쟁력 확보에 있어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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