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 대우증권 연구위원 > 주식시장이 심상치 않다. 최근 주가하락은 민간소비와 건설투자에 뒤이어 주식시장을 상승세로 돌려 놓을 뚜렷한 계기가 없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이나 설비투자는 적어도 3분기는 돼야 본격적인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2분기는 그야말로 거시 모멘텀의 공백기인 셈이다. 게다가 나스닥 지수를 비롯한 해외시장의 약세도 주가의 하락 폭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나스닥 지수가 상승하면 우리시장에서 주식을 순매수하고 하락하면 순매도하는 외국인의 전형적인 매매패턴이 올해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적으로는 그동안 조정다운 조정을 거치지 못했다는 부담감이 증시를 압박하고 있다. 과거 주가 상승기 사례를 보면 조정 횟수가 많을수록 조정 폭은 작았다. 즉 조정횟수와 조정 폭은 반비례 관계였다. 지난해 10월 이후 제대로 조정을 거치지 않았다면 이번 조정 폭이 예상보다 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주식시장을 억누르는 것은 미국경제 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이 5.8%를 기록했지만 주식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 가운데 재고의 기여도가 3.1%나 차지했기 때문이다. 즉 신규수요의 증가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재고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생산이 늘어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지난주 4월중 실업률이 시장의 예상치를 넘는 6%로 발표되자 또 다시 경기회복세가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이른바 더블 딥(Double Dip)에 대한 우려다. 지난 9.11 테러사태 이후에는 대부분 이코노미스트들이 미국경제가 V자형 회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5월 들어서는 다시 더블 딥을 걱정하고 있다. 불과 2년전만 해도 대부분의 투자전략가들이 미국경제의 연착륙(SOFT LANDING)을 소리쳤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경착륙(HARD LANDING)이었던 점을 다시 되새기게 된다. 컨센서스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월가의 격언이 새삼스럽지 않는 상황이다. 사실 미국 주식시장은 이미 더블 딥을 상정하고 있는 모습이다. 나스닥 지수가 1,600포인트를 위협하고 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500포인트를 하향 돌파했다. 국내 증시도 국내경기의 모멘텀 부재, 해외증시의 약세, 미국경기에 대한 불안감, 수급 악화 등으로 5월중에는 기술적 반등의 성격을 넘어서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조정국면에서 투자자들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은 크게 두가지다. 하나는 기술적 지표를 이용한 단기매매에 임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주가의 재상승 국면 진입에 대비하여 우량주를 저가 매수하는 전략이다. 단기적인 조정국면 진입에도 불구하고 2분기 이후 주식시장은 재상승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주가가 너무 떨어졌다고 낙담하기보다는 이번 조정기를 보유종목을 개편하고 우량주를 저가매수하는 기회로 삼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은 전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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