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수, EBS 연습생으로 3월 유튜브 채널 개설
8개월 만에 100만 구독자 돌파
펭수 다이어리, 3시간 만에 1만 판매
유통 업계까지 "펭수를 잡아라"
펭수 / 사진=변성현 기자

펭수 / 사진=변성현 기자

유튜브 구독자수 100만, 유튜브 월평균 예상 매출 1억6000만 원, 굿즈 발매 3시간 만에 1만 개 판매…이 모든 것을 10살 펭귄 펭수가 해냈다.

올해 3월 EBS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를 통해 처음 소개된 펭수는 한국에서 슈퍼스타가 되기 위해 남극에서 헤엄쳐 온 펭귄이다. "펭수 안에 사람있다"는 의심을 받을 만큼 재치있는 언변으로 사랑받고 있지만, 최근 선보인 에피소드 '펭수가 알고싶다'를 통해 "펭수 안에 펭수가 있다"고 공식적으로 입증했다. 남극 유치원을 동기들까지 등장해 "펭수는 펭귄"이라고 입을 모았다.

올해 9월 EBS 인기 캐릭터 번개맨, 방귀대장 뿡뿡이, 뚝딱이, 뽀로로 등이 총출동한 '육대'(EBS 육상 선수권 대회)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알려진 펭수는 단 2달 만에 100만 구독자수를 돌파하며 '골든 펭귄'이 됐다.

특히 60만 돌파부터 100만 돌파까지 11일밖에 안 걸렸다는 점에서 펭수의 거침없는 상승세를 엿볼 수 있다.

유튜브 예상 수익 조회 사이트 녹스인플루언스에 따르면 29일 106만 구독자 기준 '자이언트 펭TV' 월 예상 수익은 9228만 원에서 1억6000만 원 수준이다. 제휴 수익은 영상 1개당 2645만 원으로 예측됐다.
펭수/사진=EBS

펭수/사진=EBS

펭수, 누가 그렇게 좋아하나 봤더니

EBS는 '자이언트 펭TV' 구독자에 대해 "전체 시청자 비율이 여성 65.1%, 남성 34.9%로 여성이 남성보다 높으며, 시청 연령층은 만 18세~24세 24.6%, 만 25세~34세 40.2%, 만 35세~44세 21.8%, 만 45세~54세 7.8 %"라고 밝혔다. 1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까지, 성인들에게 폭넓게 사랑받고 있는 것.

'어른이'들이 펭수에게 열광하면서 펭수 관련 굿즈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펭수 공식 굿즈 판매가 늦어지는 와중에 EBS 수능특강 표지모델이 펭수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 나이에 다시 수능특강을 사야 하냐"는 호소도 이어졌다.

실제로 온라인 서점 예스24에서 EBS 학습서 구매자를 대상으로 펭수 굿즈 증정 이벤트를 벌이자, 지난해 대비 판매량이 51% 상승했다. "펭수 굿즈를 샀더니, EBS 학습서가 왔다"는 반전 해석을 내놓는 인증샷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지난 13일 카카오톡에서 펭수 이모티콘이 출시되자 하루 만에 10대부터 40대까지 인기 판매순위 1위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다. 펭수 이모티콘 판매량은 카카오 이모티콘을 제외하고 역대 최단기간 최다 판매라는 게 카카오 측의 설명이다.
펭수/사진=EBS

펭수/사진=EBS

펭수 관련주까지 등장, "펭수를 잡아라"

지난 28일 판매를 시작한 펭수 다이어리는 3시간 만에 예스24에서만 1만 부를 팔아치웠다. 교보문고, 인터파크, 알라딘 등 다른 온라인 서점 판매량을 합하면 그 이상이 되리란 관측이다.

EBS는 에세이 다이어리를 시작으로 12월에는 봉제 인형(소형, 중형), 문구용품, 티셔츠 등의 판매를 시작하고, 내년 1월에는 무용품, 모바일 케이스, 에어팟 케이스, 귀마개, 무릎담요 등의 펭수 굿즈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펭수 팬덤의 놀라운 구매력이 입증되면서 증권가에서는 '펭수 관련주'까지 등장했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펭수는 뽀로로를 이을 캐릭터로 수혜주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굿즈 출시에 따라 수혜주 찾기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펭수 수혜주'로는 스마트러닝 플랫폼인 유엔젤과 온라인 서점인 예스24 등이 꼽히고 있다.

유엔젤은 과거 EBS와 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펭수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유엔젤과 EBS의 관계가 재조명받았고, 지난 8월 3090원으로 저점을 형성했던 유엔젤은 지난 19일 6540원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예스24역시 20일부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펭수 다이어리 판매 호조 소식이 알려진 29일엔 전일대비 2.19%(150원) 상승한 7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유통 업계도 펭수 잡기에 나섰다. '자이언트 펭TV'에 공식 계정으로 댓글을 달고 러브콜을 보내는 것은 물론 EBS 관계자들과 물밑 작업을 펼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참치, 빠다코코낫 등 펭수가 좋아한다고 언급한 상품의 경우 더욱 적극적이다. 동원그룹, 롯데제가 등도 EBS와 접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펭수가 손흥민 선수가 빙그레 슈퍼콘 광고에서 선보인 춤을 따라하는 댄스 챌린지 이벤트에 참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빙그레 측이 공식 계정에 "엄청 후회한다"고 댓글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펭수  / 사진=변성현 기자

펭수 / 사진=변성현 기자

만성 적자 EBS, 펭수가 구원투수 될까

펭수를 찾는 곳이 늘어나고, 몸값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이지만 EBS는 펭수의 정확한 수익을 공개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한 펭수가 올해 9월부터 인기가 급성장하기 시작한 만큼 기존의 인기 캐릭터인 번개맨, 방귀대장 뿡뿡이 등의 매출과 비교하는 것도 "힘들다"고.

다만 펭수의 인기와 함께 EBS의 수신료를 현실화해야한다는 여론이 조성된 건 구성원들도 반기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EBS는 KBS와 마찬가지로 수신료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전력에 돌아가는 수수료를 제외하고 수신료의 97.2%는 KBS가 가져가고, 2.8%에 해당하는 70원만 EBS에 떨어지는 구조다.

지난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EBS는 최근 '펭수'라는 전 연령을 위한 캐릭터 사업 등 교육적이고 유익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3% 수신료는 너무나 부족하다"며 "EBS의 적자가 심화된다면 강의의 질을 떨어뜨리고 학생들에게 콘텐츠를 지원하는데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EBS 수신료 현실화를 제안했다.

앞서 "KBS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분리 징수해달라"는 국민청원이 20만 명이 넘을 정도로 KBS에 수신료를 납부하는 것에 불만이 제기됐던 상황에서 EBS에는 반대되는 의견이 나온 것.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방송사업자 재산상황공표집에 따르면 2018년 EBS의 매출액은 2498억 원, 영업손실 229억 원이다. 매출액은 2016년 2613억 원, 2017년 2514억 원으로 줄어들었고, 영업손실 역시 각각 19억 원, 350억 원으로 3년째 적자가 이어졌다.

펭수의 인기는 뽀로로에 비견되지만 EBS에 가져다줄 수익은 더욱 높다.

뽀로로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판매되면서 4000억 원에 가까운 브랜드 가치와 5000억 원에 육박하는 관련 제품 시장을 창출했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EBS는 방영권만 갖고 있었다. 하지만 펭수는 EBS에서 기획, 개발해 성공했다는 점에서 번개맨, 뿡뿡이를 잇는 효자 캐릭터가 되리란 관측이다.

EBS 측은 "뮤지컬, 음원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 대해 관련 부서에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번개맨, 뿡뿡이와 같은 캐릭터가 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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