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부터 급등하던 국제 코발트 가격이 최근 두 달 새 40% 넘게 하락했다. 중국에서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배터리 대신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빠르게 확산해 코발트 수요 증가세가 꺾였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국인 콩고민주공화국의 공급 통제 효과도 약해져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

◇코발트 적게 쓰는 NCM 확산

1일 인공지능(AI) 기반 투자정보 플랫폼 에픽AI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코발트 가격은 t당 3만3075달러(약 4416만원)를 기록하며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가격 급락 직전인 9월 2일(5만5850달러)과 비교하면 40.8% 낮은 수준이다. 코발트 가격은 지난해 2월 24일 2만1390달러에서 올해 초까지 160% 넘게 치솟은 뒤, 약 8개월간 5만5000달러 이상을 유지했다.
中 LFP 배터리 뜨자…삼원계용 코발트값 '뚝'
중국에서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LFP 배터리가 확산한 것이 최근 코발트 가격이 급락한 주요 원인이다. 중국자동차배터리혁신연맹(CABIA) 자료에 따르면 LFP 배터리는 지난 3분기 중국 배터리 생산의 83.3%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78.2%) 대비 5.1%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NCM 등 삼원계 배터리 비중은 21.6%에서 16.5%로 낮아졌다.

LFP 배터리는 가격 경쟁력이 높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LFP 배터리팩의 평균 가격은 NCM보다 킬로와트시(kWh)당 40% 이상 낮다. 전기차용뿐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도 포함한 수치다. 배터리 셀을 자동차 차대(섀시) 구조에 통합하는 등 기술 발전이 짧은 주행거리 등 단점을 보완함에 따라 LFP 확산에 기여했다. 코발트를 적게 쓰는 방향으로 NCM 배터리 기술 발전이 이뤄진 것도 코발트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국내 배터리 업계 영향은 적어

코발트 가격 급등을 촉발한 콩고의 수출 통제도 약해졌다. 세계 코발트 공급량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하는 콩고는 지난해 2월 코발트 수산화물 수출을 금지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수출 쿼터제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작년 초 파운드당 5.80달러이던 코발트 수산화물 가격은 지난 1~5월 파운드당 26달러를 찍기도 했다.

최근 들어 콩고산 공급이 일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에 따르면 중국으로 향한 콩고산 코발트 선적량은 지난 4월 2723t에서 6월 1만7348t으로 회복했다. 작년 상반기 월평균(4만5703t)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두 달 새 5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최근 가격 급락에도 콩고의 수출 통제 효과가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주 코발트블루홀딩스의 조엘 크레인 영업 담당 매니저는 “코발트 가격이 올해 고점에서 40% 조정됐지만, 여전히 과거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라며 “콩고의 수출 정책 여파가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발트 가격의 급등락이 국내 배터리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기업이 하이니켈 삼원계와 미드니켈, LFP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해 특정 광물 의존도를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납품 가격을 원자재 가격과 연동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코발트 가격 하락으로 매출이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 있으나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