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를 예방, 손을 맞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를 예방, 손을 맞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들과의 만찬에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자 신장식 혁신당 대표가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신 대표는 합당 논의에 앞서 민주당의 변화와 사과가 필요하다며 "김민석 대표 체제의 국면 전환을 위한 소재가 되는 것은 단호히 거부한다"고 선을 그었다.

신 대표는 30일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과 민주당 다선 의원 회동에서 혁신당과의 합당 문제가 '당내 통합' 논의 끝에 '국면 전환' 차원에서 소환됐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혁신당은 제5기 민주개혁정부의 이어달리기를 위해 기꺼이 민주진보진영 전체의 힘을 모아내기 위한 불쏘시개가 되고 구명정, 구명함이 될 충분한 용의가 있다"면서도 "김 대표 체제의 국면 전환을 위한 소재가 되는 것은 단호히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혁신당은 독자적인 강령과 노선, 조직을 갖춘 대한민국의 제3당"이라고 했다. 민주당 내부의 정치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수단으로 합당 문제가 거론되는 데 반대한다는 취지다.

신 대표는 민주당의 현 상황을 문제 삼으며 합당 논의의 전제 조건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물론 이 대통령과 중진 의원들의 선의와 걱정을 이해한다"면서도 "지금 김 대표 체제의 민주당이 의원들이 정치를 처음 시작하던 김대중 대표 시절의 민주당, 노무현, 문재인 시절의 민주당과 같은 정당이 맞나"라고 반문했다.

특히 "김 대표 체제의 민주당이 국민들이 바라는 개혁의 기준선 위에 있다고 할 수 있나"라며 "이 질문에 먼저 답해달라. 그래야 진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의 과거 행보에 대한 사과도 요구했다. 신 대표는 "지난 시간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혁신당과 민주진보진영 전체에 그어놓은 깊은 칼자국과 상처에 대해 사과하고 치유하는 일을 먼저 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연대 가능성 자체를 닫아놓지는 않았다. 신 대표는 "혁신당은 민주진보진영의 구명정을 넘어서서 더 많은 분들을 태울 수 있는 구명선이 되는 일에 힘쓰겠다"며 "나아가 발호하는 극우내란세력과 명운을 건 전투를 치러내기 위한 민주진보선단의 주력 구축함으로 성장하는 일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대표가 언급한 '구명정'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발언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유 전 이사장은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박시영TV'에서 혁신당의 지지율 반등 현상과 관련해 "(민주당) 노선이 마음에 안 들어서 난파할 것 같으니 (조국혁신당이라는) 구명정으로 갈아탈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28일 민주당 5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가진 만찬에서 혁신당과의 합당 문제가 거론되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에서는 민주당의 당내 통합과 향후 정국 운영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과 혁신당의 합당 문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민주당은 정청래 전 대표 체제였던 지난 1월 22일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혁신당과의 합당을 공식 추진했지만, 당내 이견으로 논의가 무산된 바 있다.

한 차례 무산됐던 합당론이 대통령과 민주당 중진 의원들의 만찬을 계기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혁신당 지도부가 민주당의 변화와 사과를 선결 과제로 내세우면서 양당 간 논의가 실제로 진전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