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품업체 에르메스 주가가 올해 들어 35% 넘게 하락했다. ‘돈이 있어도 못 산다’던 버킨백이 중고 시장에 대거 풀리고 재판매 가격도 내리면서 희소성에 기반한 판매 모델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이달 초 에르메스 투자의견을 ‘매도’로 낮췄다. 세계 중고 시장에 등록된 버킨백과 켈리백 매물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6~7배로 늘면서 희소성 기반 사업 모델도 약화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매 가격도 낮아졌다. 경매 거래를 분석한 번스타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버킨25의 평균 재판매 가격은 정가의 1.7배로, 2022년 정점 당시 2.6배에서 내려갔다. 일선 재판매 업자들은 손실을 우려해 매입도 중단하는 추세다.

공급 확대와 중고거래 활성화가 매물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에르메스는 평균적으로 매년 공방 한 곳을 새로 열며 생산을 늘렸다.

에르메스 주가는 하락하는 추세다. 파리증시에서 에르메스는 전날 1356유로에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 초 2104유로에 비해 약 35.6% 낮은 액수다. 실적 둔화 우려도 커졌다. 시장조사업체 비저블알파에 따르면 에르메스의 3분기 매출 증가율은 5.2%로, 6년 만에 가장 낮을 것으로 추정했다. 가죽제품 매출은 양호했지만 의류 등의 수요는 줄었다고 분석했다.

에르메스는 가방 외 다른 제품을 일정 수준 구매한 소비자에게만 버킨백 구매 기회를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버킨백의 재판매 가치가 낮아지자 버킨백 구매 실적을 충족하고자 다른 제품을 사던 소비자가 떠난 결과로 해석했다.

오세성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