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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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10월 들어 크게 밀린 가운데 제약·바이오주는 비교적 선방해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제약·바이오주를 경기 변동에 덜 민감한 방어주로 평가한다. 과거 증시 급락기에도 제약·바이오주는 반도체주 등 주도주 대비 양호한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전날까지 KRX 업종지수 중 'KRX 300 헬스케어'가 0.46% 상승하며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KRX 헬스케어'는 0.06% 하락했으나 수익률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지수에 편입된 셀트리온(11.09%)과 삼성바이오로직스(0.78%) 등 주요 종목이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8.80% 하락했다. 그간 코스피지수를 견인한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21.23%, 31.14% 떨어졌다.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 우려 등으로 주도주인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이자 경기방어주 성격의 제약·바이오주가 대안으로 떠오른 모습이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어적 산업 내 대형주 중심의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제약 산업은 의약품 수요의 비탄력적 특성으로 인해 실적 훼손 우려가 제한적인 대표적 경기방어 산업으로 현재의 시장 변동성을 헤지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 연구원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주목할 만한 경기방어주로 꼽았다. 그는 "과거 두 기업은 글로벌 비교기업(피어그룹) 대비 차별화된 사업 모델과 높은 영업이익률을 바탕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프리미엄을 받아왔으나, 최근에는 이 프리미엄이 많이 축소된 상태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증시 급락 국면에서도 제약·바이오주는 반도체주 등 주도주와 달리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닷컴버블 붕괴기인 2000년 3월부터 2002년 10월까지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9%, 반도체 업종은 84% 하락했다. 같은 기간 헬스케어(장비·서비스) 업종은 23% 상승했고, 제약·바이오 업종은 S&P500지수보다 35%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iM증권에 따르면 1996년 이후 미국 반도체가 20% 넘게 빠진 30개 구간에서 제약·바이오 업종의 S&P500 대비 승률은 90%로 집계됐다. 한국 헬스케어 업종도 같은 조건에서 코스피지수 대비 승률이 73%였다. 주도주 조정기의 바이오 로테이션은 미국과 한국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된 패턴인 것이다.

안현국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시가총액 1등 업종은 반도체이고, 2등과 3등은 헬스케어와 2차전지가 번갈아 가면서 차지하는 형태"라며 "1등이 시장을 치고 나가면 2등과 3등은 시장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던 만큼 반도체가 주춤하면 2, 3등이 살아나는 움직임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약·바이오주를 전통적 경기방어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한국 헬스케어 업종의 하락월 승률은 55%로 필수소비재 업종(79%)보다 낮다"며 "지수가 빠질 때 덜 빠지는 섹터라기보다 주도주와 다른 방향으로 가는 성장 섹터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수 한경닷컴 기자 2s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