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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데이터센터 47곳, 올해 사업 제동…"비용 부담 커진다"
주민 반발·인허가 지연에 일정 차질
번스타인 “실현 가능 사업, 35% 뿐”
번스타인 “실현 가능 사업, 35% 뿐”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인용한 규제 정보업체 레그레이어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지연·철회되거나 추진에 제동이 걸린 대형 데이터센터 개발 프로젝트는 최소 47건에 달했다. 레그레이어는 대규모 사업장만 대상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해당 수치가 보수적으로 집계된 추정치라고 설명했다.
투자은행(IB) 번스타인은 미국에서 계획 중인 데이터센터 개발사업 중 실현 가능성이 있는 프로젝트가 약 35%에 불과하다고 추산했다. FT의 자체 조사 결과에서는 올해 미국 전역에서 1000개 넘는 지역사회가 AI 인프라 개발에 대한 일시 중단 조치나 기타 제한 조치를 도입하려 한 것으로 확인됐다.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소비에 따른 전기요금 상승 우려와 물 부족, 대기오염, 소음 등을 둘러싼 주민 반발의 영향이다.
일부 주요 대형 프로젝트에서는 인허가 문제로 사업 일정이 지연됐다. 오라클이 오픈AI의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 사업을 위해 조성 중인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오라클이 임차하는 위스콘신주 라이트하우스 사업은 송전망 인허가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초 내년 하반기부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었지만, 전력망 연결이 지연되면서 가동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오라클은 지난달 24일 뉴멕시코주에서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주피터’와 관련해 블루아울캐피털 계열 개발업체에 ‘불가항력’을 통지하기도 했다. 천연가스 공급관 건설과 환경 인허가에 차질이 생기면서 사업 일정이 지연될 경우 임차료 지급을 연기하기 위한 조치다.
건설 프로젝트가 제때 완공되지 않을 경우 빅테크 등 발주사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앤트로픽은 영국 네오클라우드 기업 엔스케일과 체결한 450억달러(약 60조원) 규모의 계약에서 ‘철회 권리’를 갖고 있다. 엔스케일이 웨스트버지니아주의 대형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 조달 또는 시설 인도 일정을 지키지 못할 경우 계약을 해지하는 내용이다.
최근 AI 인프라 업계의 리스크는 더 커지고 있다. 지난주 코어위브를 비롯한 여러 AI 인프라 기업의 채권 가격이 급락했다. 코어위브 주가가 한 주 새 약 25% 하락하는 등 관련 기업의 주가도 큰 타격을 입었다.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과 차입 비용 상승은 AI 인프라 기업의 자금 조달 부담을 더욱 키울 전망이다. 공사 일정이 늦어질수록 투자금 회수 시점이 미뤄지게 되고, 회사채 금리 상승으로 금융 비용까지 늘어나기 때문이다.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AI 개발사의 매출이 이들의 막대한 인프라 투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