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계란값을 잡겠다며 들여온 브라질산 계란을 두고 고가 수입 논란이 정치권 공방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야권은 브라질산 계란을 비싼 값에 수입해 싼값에 판매하면서 혈세를 낭비했다며 공세에 나섰고, 여권은 "국민 장바구니를 정쟁에 이용한다"며 반박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브라질 계란 수입, 갈수록 수상하다"며 의구심을 제기했다.

장 대표는 브라질산 계란 수입 결정 배경에 정상회담 성과를 내려는 의도가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정상회담과 관계가 없다고 한다"며 "그런데 지난 2월 브라질 농업축산부 장관은 계란 시장 개방이 정상회담 성과라고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지어 최영한 주브라질 대사도 '해석의 여지'가 있다고 답변했다"면서 "브라질 계란 수입한 진짜 이유, 뻔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장 대표는 "더 심각한 것은 브라질 계란의 안전성 문제"라며 "유럽연합(EU)의 브라질 계란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성장촉진제 사용 등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는다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또 "이 정권은 다른 나라 다 놔두고 브라질 계란을 콕 찝어 수입했다. 국민 건강보다 브라질 좌파 정권 도와주는 게 우선이었나"라고 쏘아붙였다.

장 대표는 "혈세 들여서 국민 밥상에 위험한 계란을 올렸다"며 "진실은 결국 다 밝혀질 것이다. 그 책임을 반드시 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야권이 브라질산 계란 수입 과정에서 핵심적으로 문제삼고 있는 부분은 가격이다. 정부가 브라질 현지에서 계란을 개당 178원에 매입했지만 항공운임과 관세 등을 포함한 총수입 단가는 1464원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현지에서 178원에 산 계란이 비행기를 타고 대한민국에 도착하니 수입단가 1464원의 '금란'이 됐다"며 "계란값을 안정시키겠다고 했는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그야말로 엉뚱한 처방"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도 "1400원이 넘는 비싼 달걀을 들여와 140원에 풀었다면, 그 막대한 차액은 누구 주머니에서 나왔는가. 전액 국민의 피 같은 세금"이라며 "이것이 혈세 낭비가 아니면 도대체 무엇인가"라고 일갈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 정부 수입 사례를 언급하며 반박에 나섰다.

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올해 초 고병원성 AI로 산란계의 살처분이 늘면서 계란 수급에 문제가 생겼다. 부족한 공급을 채우기 위해 수입을 하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계란 수입은 윤석열 (전 대통령) 때도 했다"고 주장했다.

임 의원은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미국에 집중돼 있던 계란 수입을 브라질 등으로 확대한 것뿐"이라며 "수입국을 두고 왈가왈부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계란은 배로 못 온다. 어느 나라 계란이든 비행기로 온다"며 "수입 비용 16억원 중 브라질에 지급된 구매비는 2억원뿐이다. 나머지 14억원은 국적 항공사 운송비와 관세이고, 관세는 우리 국고로 들어왔다"고 했다.

그는 "계란값 2억원 지급한 것을 '선물'로 포장하기엔 민망한 일 아니냐"며 "국민의 장바구니를 정쟁에 이용하지 마라. 부풀린 숫자로 불안을 키우는 일을 멈추고 민생 국감에 집중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전날 자신의 엑스(X, 옛 트위터)에서 브라질산 계란 관련 논란에 대해 '허위정보'로 규정하고 엄정 대처를 주문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산 달걀의 매입가격은 178원 정도로 시중가격이었고, 다만 지구 반대편으로의 장거리 항송수송에 따른 비용 등 부대비용이 많이 소요됐다"며 "그나마 물량은 전체 수입물량의 0.8%이고 총 수입비용은 16억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급부족 등의 사유로 국내 서민물가가 폭등하는 경우 더 비싼 해외물량을 들여와 국내에 싼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은 서민물가관리를 위해 당국이 통상적으로 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관련 자료를 사실대로 배포했고 그 내용상 브라질 현지 수출단가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음에도 '정상회담 때문에 브라질에 특혜를 주기 위해 800억원을 낭비하며 비싸게 사왔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정책당국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