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어도비 등 일부 기술기업의 외국인 근로자 영주권 신청을 제한하기로 했다. 임금이 비교적 저렴한 외국인을 채용하는 방법으로 미국인의 고임금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이유에서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 주요 기술기업의 취업 영주권 신청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대상 기업은 MS, 어도비, 코그니전트테크놀로지, 인포시스, 타타컨설턴시서비스, 위프로, HCL테크놀로지스, 캡제미니 등 8개 기업이다.
미국에서 근무하는 H-1B 비자를 보유한 외국인은 회사 지원을 받아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해당 기업은 노동부에 ‘영구노동인증(PERM)’을 신청해야 한다. 직무에 적합한 미국인 근로자를 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절차다.
트럼프 행정부는 8개 기업의 PERM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밴스 부통령은 “기업들은 작은 마을 신문에 구인 광고를 낸 뒤 지원자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이를 빌미로 미국인 근로자를 사실상 외국인 계약 노예로 대체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MS만큼 이 제도를 악용한 기업은 없다”고 비판했다.
밴스 부통령은 MS가 지난해 미국인 근로자 약 6000명을 해고하면서 H-1B 비자 약 6300건과 영주권 약 3000건을 확보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인 근로자 1명을 해고할 때마다 외국인 근로자 1.5명으로 대체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MS는 즉각 반박했다. 지난해 제출한 H-1B 비자 신청 약 6000건 가운데 80%는 기존 직원의 비자 연장 등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근로자에게도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미국인 직원과 동일한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칼끝은 대학으로도 향했다. 밴스 부통령은 하버드대, 예일대, 스탠퍼드대, 브라운대, 피츠버그대, UC데이비스, 캘리포니아공대, 애리조나주립대,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9개 대학의 교환방문 비자(J-1) 활용 실태를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J-1 비자는 외국인 연구원과 교수, 학생 등이 미국에서 교육·연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비자다.
밴스 부통령은 이들 대학의 연방정부 지원 연구사업에서 J-1 비자 소지자 고용 비율이 약 61%로 전국 평균(38%)을 크게 웃돈다고 지적했다. 이 대학들이 미국인 대학원생과 연구원 대신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외국인을 채용해 인건비를 줄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혜인 기자는 세계 경제와 산업을 취재합니다. ‘글로벌마켓’을 통해 투자 판단에 도움이 되는 소식을 전합니다. 중국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뉴스를 남일같지 않게 들려드리겠습니다.
건설부동산부와 사회부 교육팀을 거쳐 국제부에 왔습니다. 사회부 시절 서이초 사건을 단독 보도해 제55회 한국기자상과 2024년 한국신문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듬해 사교육 현장을 파헤친 <대치동 이야기>를 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