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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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의 인공지능(AI) 활용 범위가 고객 문의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예약부터 룸서비스, 결제까지 실제 운영 업무로 넓어지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야놀자의 호스피탈리티 솔루션 멤버사 야놀자클라우드솔루션(YCS)은 업무별 AI 에이전트가 자사 호텔운영시스템(PMS)과 연동해 고객 요청을 처리하는 '펄스 AI(Pulse AI)'를 선보였고, 글로벌 호텔 체인도 고객용 AI 컨시어지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호텔 AI는 모바일 체크인과 키오스크, 챗봇 등 고객 접점의 자동화에서 생성형 AI 기반 에이전트 활용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과거에는 고객이 만나는 접점을 자동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최근에는 예약과 객실 관리, 결제, 부가서비스 판매 같은 운영 업무에 AI를 접목하려는 시도가 나오고 있다.

글로벌 호텔 체인들은 고객의 여행 계획과 호텔 검색, 예약 과정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아코르는 지난달 대화형 AI 기반 '올 컨시어지(ALL Concierge)'를 정식 출시했다. 지난해 7월부터 시범 운영하며 100만 건 이상의 고객 대화를 학습했고,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했다. ALL닷컴과 애플리케이션(앱)뿐 아니라 왓츠앱과 아이메시지에서 이용할 수 있다. 호텔 추천과 정보 제공, 예약 연결 등을 지원하고 복잡한 요청은 지원팀 직원이 이어받는 식이다. 서비스 범위는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아코르는 직원용 AI 도구 '더 버틀러(The Butler)'도 함께 선보였다. 직원들이 업무에 필요한 정보와 가이드, 추천 등을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다. 고객용 AI뿐 아니라 직원의 업무를 지원하는 영역으로도 AI 활용 범위를 넓힌 것이다.

힐튼은 앞서 지난 3월 생성형 AI 기반 '힐튼 AI 플래너(Hilton AI Planner)'를 공개했다. 여행객이 원하는 여행 조건을 대화하듯 입력하면 목적지와 호텔을 탐색하고 비교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말하는 AI'에서 '일하는 AI'로

출처=YCS
출처=YCS
호텔 운영 솔루션 분야에서는 YCS가 지난 8월 AI 컨시어지 'Pulse AI'를 출시했다. 야놀자에 따르면 Pulse AI는 고객 응대, 예약, 체크인·체크아웃, 룸서비스, 하우스키핑, 결제, 업셀링(객실 업그레이드·부가서비스 제안) 등 목적별로 설계된 8개 AI 에이전트가 협업해 고객 여정 전반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회사 측은 Pulse AI가 YCS의 PMS와 직접 연동해 실시간 예약 정보와 객실 현황을 바탕으로 실제 운영 업무까지 수행한다고 설명한다. 정보 안내나 요청 접수에 그치는 기존 챗봇과의 차이가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투숙객은 왓츠앱 메신저나 웹 기반 게스트 포털로 예약 확인, 체크인, 객실 서비스 요청, 결제를 이용할 수 있다. AI가 답하기 어려운 문의는 상담 직원에게 실시간으로 넘어간다.

YCS는 인도 호텔 1000여 곳에서 프리뷰를 진행했고 태국을 시작으로 미국·말레이시아·아프리카로 적용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야놀자 관계자는 "현재 AI 컨시어지 기능을 계속 고도화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적용 계획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AI, 사람 대체 아닌 보조 역할로

이처럼 호텔업계에서 AI 도입이 뚜렷이 늘고 있지만 곧바로 '사람 없는 호텔'로 이어지긴 어렵다. 고객의 복잡한 요구나 현장 돌발 상황, 컴플레인처럼 상황 판단이 필요한 업무는 여전히 사람의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아코르 역시 ALL Concierge가 처리하기 어려운 복잡한 요청은 사람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업계에서는 AI가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사람과 함께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확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복 문의나 정보 확인 같은 업무는 AI가 맡고, 대면 서비스는 사람이 맡는 식으로 영역이 구분될 것이란 설명이 뒤따랐다. 고객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도 24시간 응대 수요와 언어 장벽이 있는 만큼 AI가 사람과 함께 대응하는 방식으로 확산할 것으로 봤다.

호텔 AI의 경쟁 기준도 옮겨가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AI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고객과 대화하고 정보를 제공하는지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호텔의 운영 시스템과 연결돼 실제 업무를 얼마나 수행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예약·객실·하우스키핑·결제 등 운영 데이터와 AI를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사람이 하던 업무를 어느 범위까지 안정적으로 맡길 수 있느냐가 향후 경쟁력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의 AI 전환이 고객에게 보이는 프런트 화면을 넘어 호텔을 실제로 움직이는 운영 시스템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서비스가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시장에서도 바라지 않는다. 대체보다는 '보조' 역할로 쓰이게 될 것"이라며 "고객의 이용 만족도가 높아지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수요도 늘어 도입도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