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 '트렌드랩 성수점'. 이마트24 제공
이마트24 '트렌드랩 성수점'. 이마트24 제공
전국 어디서나 비슷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던 편의점이 특화점을 앞세워 차별화에 나섰다. 외국인 관광객과 1·2인 가구 등 상권별 소비자를 세분화해 상품과 공간을 완전히 다르게 구성하고 있다. 점포 확대만으로 성장을 이어가기 어려워진 편의점업계가 기존 매장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서울 명동·성수·서울숲 등 상권 특성에 맞춘 실험 점포를 잇달아 선보였다. 명동 K푸드랩은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라면과 분식뿐 아니라 K팝·뷰티까지 한 공간에 모았다. 환전 등 관광 관련 서비스도 갖췄다. 성수에서는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시험하는 '트렌드랩'을, 서울숲에서는 10~30대 여성을 겨냥한 '디저트랩'을 운영하고 있다.

특화점의 실적도 일반 매장을 크게 웃돈다. 이마트24 K푸드랩과 디저트랩 등 특화 매장 2곳의 올해 상반기 일평균 매출은 전체 점포 평균 대비 123%가량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정 고객과 상품군에 집중한 전략이 실제 집객 효과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CU 러닝스테이션 시그니처 1호점. BGF리테일 제공
CU 러닝스테이션 시그니처 1호점. BGF리테일 제공
CU는 한강 인근에서 '러닝족'을 편의점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 2월 여의도 한강공원 인근에 문을 연 '러닝 스테이션'에는 물품보관함과 탈의실, 파우더룸 등을 마련했다. 에너지젤과 단백질 음료, 무릎보호대 등 러닝 상품도 별도 공간에 모았다. 한강 인근 19개 점포를 러닝 거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점포 입지도 다양해지고 있다. CU가 경기 포천의 폐주유소를 개조한 'CU Re:fuel 소흘IC점' 등이 대표적이다. 약 130평 부지에 2층 규모 매장을 짓고 리클라이너 휴게공간과 라면 조리 공간 등을 마련했다. 차량 고객과 화물차 운전자 등 도로 이용객을 겨냥한 특화 매장이다.
GS25 신선강화형 매장 1000호점 'GS25 천안두정골든점'. GS리테일 제공
GS25 신선강화형 매장 1000호점 'GS25 천안두정골든점'. GS리테일 제공
GS25는 주거 상권을 중심으로 ‘장보기족’ 공략에 힘을 주고 있다. 1~2인 가구 증가와 소량·근거리 장보기 수요에 맞춰 신선식품과 식재료, 생필품 구색을 늘린 ‘신선 강화형 편의점’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대형마트에서 한꺼번에 장을 보기보다 집 가까운 편의점에서 필요한 만큼 자주 구매하는 소비가 늘어난 점에 주목했다. 현재 1000곳이 넘는 점포에서 ‘신선식품 강화형 매장’(FCS)을 운영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특정 상품보다 상권 자체에 맞춰 점포를 바꾸는 '뉴웨이브' 전략을 택했다. 주거·오피스·관광 등 입지와 고객층에 따라 간편식과 신선식품, 와인, 뷰티 등의 비중을 달리한다.

편의점업계가 특화 매장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객단가가 있다. 전국 편의점이 5만 개를 넘어선 상황에서 신규 출점만으로 매출을 늘리는 게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같은 상권 안에서도 외국인 관광객, 러너, 직장인, 1인 가구 등 고객을 세분화해 기존 점포의 매출을 높이는 것이 중요해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같은 브랜드 편의점이라도 어느 상권에 있는지에 따라 상품 구성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