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국가대표 정수진이 지난달 9일 충북 진천군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 공개 훈련에서 연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도 국가대표 정수진이 지난달 9일 충북 진천군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 공개 훈련에서 연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계체 탈락으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에서 실격된 여자 유도 48㎏급 국가대표 정수진(용인대)이 감독 실책을 폭로했다. 정수진은 당시 감독으로부터 자신이 계체 대상이 아니라는 잘못된 안내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정수진은 지도자로부터 "이대로 마무리가 돼야 조용히 끝날 수 있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전했다.

정수진은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장문의 글을 올려 계체 실격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정수진은 지난달 3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리는 대회 유도 여자 48㎏ 이하급 16강전에서 무미노바 아흘리야(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당일 오전 출전 선수 대상으로 실시한 랜덤(무작위) 계체를 통과하지 못해 기권패 했다. 당초에는 정수진이 추가 계체에서 허용 체중을 100g 초과한 사실만 알려졌다.

정수진은 지도자에게 자신이 계체 대상이 아니라는 안내를 받고 식사를 한 것이 실격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정수진은 "계체 탈락에 대한 무분별한 비판과 비난에 대해 정확한 사실과 입장을 말씀드리고자 글을 써보려 한다"면서 "경기 당일 아침까지 계체 기준인 50.4㎏에 맞춰 음식 조절 등을 해 놓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무작위 선수 선정 결과가 나온 뒤 감독님과 코치님이 나는 계체 대상이 아니라고 전달해주셨다"며 "체중을 많이 감량했으니 얼른 밥을 먹고 회복하라는 말씀을 믿고 첫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정수진은 아침 계체 종료를 불과 15분 앞두고 자신이 계체 대상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이후 정수진은 먹은 것을 토하고, 머리카락을 자르고, 계속 뛰었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어떻게든 체중을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100g을 초과해 통과하지 못했다"며 "간절히 준비했던 인생 첫 아시안게임을 계체 탈락으로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정수진은 실격 이후 대응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도자 선생님께서는 미안하다며 한국으로 돌아가면 본인들이 책임지겠다는 말만 남기고 남은 선수들을 지도했고, 나 또한 다른 선수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를 바라며 기다렸다"고 언급했다.

이어 "하지만 대한유도회가 언론에 내 개인 부주의로 탈락했다는 식으로 전달했는지 억측이 끊이지 않았다"면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감독님은 내게 '이대로 마무리가 돼야 조용히 끝날 수 있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정수진은 "이런 글을 올리면 더는 선수 생활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도 인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국가 망신 계체 탈락 선수'로 낙인찍히며 온전하지 않은 정신 상태로 있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 해명에 나섰다"고 글을 올린 이유를 밝혔다.

대한유도회는 당시 상황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으며 대회 종료 후 관련 사안을 처리할 계획이었다는 입장을 전했다. 해당 문제가 공론화되면 다른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판단해 한국에 돌아와서 평가회의를 거쳐 원칙적으로 처리할 예정이었다는 설명이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