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에서 방송인 유재석 씨의 얼굴과 목소리를 인공지능(AI)으로 복제한 콘텐츠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유재석과 함께하는 이야기’(사진)가 대표적이다. 썸네일에는 AI로 만든 유씨의 얼굴을 내걸고 영상에서는 유 씨와 비슷한 AI 음성이 대본을 읽는다.

논란과 신고가 이어진 뒤 채널은 사라졌지만 비슷한 채널은 다시 등장했다. 이국종 교수 등 유명인의 얼굴과 목소리를 AI로 재현해 건강 정보와 인생 조언을 전달하는 것처럼 꾸민 콘텐츠도 많다.

이런 ‘AI 사칭 콘텐츠’를 직접 겨냥한 규제는 없다. 유명인의 얼굴과 목소리를 무단으로 활용하면 퍼블리시티권이나 부정경쟁방지법 등을 근거로 대응할 수 있지만, AI로 유명인을 복제해 일반 콘텐츠를 제작하는 행위 자체를 포괄적으로 처벌하는 별도 규정은 없다.

올해 1월 시행된 AI기본법도 주로 AI 도구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에게 AI 생성물 표시 의무를 두고 있어 개인 제작자까지 어떻게 규율할지는 논란이 되고 있다. 개정 화장품법과 약사법에 따라 다음달부터 AI로 만든 가상의 의사·약사·대학교수 등이 화장품이나 의약품을 추천하는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는 광고가 규제되지만, 화장품·의약품 광고에 한정한 규제다.

신혜진 서울남부지방 공소청 부장검사는 “단순히 다른 사람을 사칭했다는 것만으로는 명예훼손으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게 대법원의 입장”이라며 “이번 사례처럼 유명인의 명성을 이용해 영상을 만드는 경우 현행법상 처벌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 유지희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