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2일(현지시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연합뉴스)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출범 초기 젊은 층, 특히 여성을 중심으로 확산했던 지지 열기가 눈에 띄게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마이니치신문은 다카이치 총리의 총재 당선 1주년을 맞아, 정책 성과에 대한 실망으로 중도층이 이탈하면서 이른바 '다카이치 붐'이 사그라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0월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했고, 같은 달 21일 내각을 출범시켜 일본의 첫 여성 총리에 올랐다. 정치 명문가 출신이 아닌 데다 남성 위주의 일본 정치권에서 여성 최초로 최고 권력에 올랐다는 점이 신선한 이미지로 받아들여지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사나카쓰(サナ活)'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이름에서 딴 애칭 '사나'에 아이돌이나 캐릭터를 열성적으로 응원하는 활동을 뜻하는 '오시카쓰(推し活)'를 합친 말이다. 총리가 쓰는 물건을 따라 구매하거나 연예인처럼 떠받드는 지지자도 생겨났다.

그러나 마이니치에 따르면 최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사나카쓰'라는 말조차 자취를 감췄다.

항공업계 종사자인 30대 여성은 마이니치에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하며 중국과 관계가 멀어진 것을 지적하면서 "과연 일본에 도움이 되는 일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물가 대책과 관련해서도 "생활이 나아질 만한 정책은 없고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지지율도 출범 직후보다 크게 내려갔다. 마이니치의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45%로, 출범 당시 기록한 65% 이상에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다만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40%)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신문은 초기의 열기가 식는 가운데서도 약 40%로 추산되는 탄탄한 보수 지지층이 내각 지지율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다카이치 총리의 경제정책 운영에 주목했다. '책임 있는 적극 재정'이라는 슬로건으로 확장 재정을 추진해 온 다카이치 총리가 재무성을 배제한다는 일반적 인식과 달리, 실제로는 정책 수립 과정에서 정통 관료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그러면서도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정치적 후계자를 자임하는 다카이치 총리로서는, 재정 지출 확대를 핵심으로 한 '아베노믹스'와 다른 노선을 걷는다는 점을 드러내는 데는 정치적 부담이 있다고 짚었다.

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그간 재무성을 통해 시장을 배려하는 모습과 재무성에 맞서는 모습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모습을 보여 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 정부까지 일본의 경제정책에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에서 지지층을 의식한 애매한 태도는 한계에 이르렀다며, 확장 재정에 치우친 경제정책 기조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