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한 호텔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자리를 권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한 호텔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자리를 권하고 있다. 사진=뉴스1
우크라이나 국가방위군 아조우 여단 참모장 출신인 보흐단 크로테비치 예비역 중령이 한국 대통령을 향해 "누구도 위협할 처지가 아니다"라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크로테비치는 2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한국 대통령은 누구도, 특히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위협할 처지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계엄령'이라는 단어 자체가 북한의 군사행동이나 도발이 실제로 벌어질 가능성보다 한국인들을 더 두렵게 한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다"고 적었다. 이 주장의 근거는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
사진=보흐단 크로테비치 엑스 게시글 캡처.
사진=보흐단 크로테비치 엑스 게시글 캡처.
크로테비치는 "그러니 기분 상하게 할 뜻은 없지만, 한국 대통령은 자신이 누구를 상대로 무슨 말을 하는지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또 "한국이 공격받는 상황이 온다면 언젠가 우크라이나가 한국의 몇 안 되는 진정한 동맹 가운데 하나로 드러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날 현실이 분명히 보여주듯, 위기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동맹이 아니라 실제로 곁을 지켜줄 진정한 동맹"이라고 덧붙였다.

이 게시글은 이 대통령이 엑스를 통해 우크라이나 측에 경고 메시지를 낸 날 올라왔다. 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사실인정과 공개 사과를 계속 거부할 경우 추가 조치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국 갈등은 북한군 포로 이송 사실 공개를 둘러싸고 불거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미국 뉴욕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포로 가족의 신변 안전 등을 고려해 이송 사실을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했었다며 우크라이나에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측은 비공개 합의 자체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크로테비치의 게시글에는 1000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다. 한국 이용자로 보이는 이들은 한국을 전쟁에 끌어들이지 말라거나, 우크라이나가 동맹이라 부를 만한 어떤 일을 했느냐고 되묻는 등 반발하는 반응을 보였다.

크로테비치가 한국을 겨냥한 글로 주목받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24년 10월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엑스에 이것이 1945년 이후 이어진 남북 분단을 끝낼 수 있는 대한민국의 기회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크로테비치는 마리우폴 항전으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2014년 돈바스 전쟁 발발 직후 극우 성향 논란이 있던 의용부대 아조우에 합류했다. 2022년 러시아군에 포위된 마리우폴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항전하다 포로가 됐고, 같은 해 9월 포로 교환으로 풀려난 뒤 복귀했다. 이후 군 지휘부가 병사들의 생명을 가볍게 여긴다고 공개 비판했다. 2025년 참모장직을 내려놓고 군을 떠났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