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경절 황금연휴를 맞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한국이 중국인 선호 여행지 1위로 부상했다. 장거리·다국가 여행이 늘어난 반면 중·일 관계 악화 여파로 일본은 주요 해외여행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한경DB
중국 국경절 황금연휴를 맞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한국이 중국인 선호 여행지 1위로 부상했다. 장거리·다국가 여행이 늘어난 반면 중·일 관계 악화 여파로 일본은 주요 해외여행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한경DB
중국 국경절 황금연휴를 맞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는 중추절과 국경절 사이에 사흘만 휴가를 내면 최대 13일간 쉴 수 있어 장거리 여행과 여러 국가를 한 번에 방문하는 다국가 여행이 크게 늘었다.

다만 지난해 중국인 해외여행지 1위였던 일본은 중·일 관계 악화 여파로 주요 여행지 순위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국경절 해외여행 판도 바뀌어

3일 중국 여행 플랫폼 취날에 따르면 국경절 연휴 첫날인 지난 1일 2000㎞ 이상 장거리 항공권 예약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인기 해외 국가의 호텔 예약도 48% 늘었다. 8000㎞ 이상 초장거리 항공권 예약은 30% 넘게 증가했다.

올해 중국 중추절은 지난달 25일이었다. 국경절 연휴는 이달 1일부터 7일까지 이어진다. 두 연휴 사이 사흘 동안 연차를 사용하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7일까지 13일간 휴가를 즐길 수 있다.

긴 연휴를 활용해 짧은 일정의 인접국 관광에서 벗어나 유럽과 남미, 오세아니아 등 장거리 여행을 선택하는 중국인이 늘어난 배경이다.

중국민용항공국(CAAC)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7일까지 중국 항공사들이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3119만명의 승객을 수송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24일 기준 이 기간 국제선 예약은 전년보다 22.5% 증가했다. 태국과 말레이시아, 베트남, 라오스 노선은 약 20% 늘었고 영국과 독일, 스페인 노선도 약 15% 증가했다.

해외 현지 소비도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 온라인 여행 플랫폼 페이주에 따르면 국경절 첫날 해외 공항 픽업·샌딩 서비스 주문은 지난해보다 43% 증가했고 현지 체험 상품 주문은 37% 늘었다.

취날은 이날 중국인 여행객이 전 세계 2000개 이상 도시의 호텔에 투숙한 것으로 집계했다. 방콕과 서울, 홍콩, 쿠알라룸푸르, 싱가포르가 대표적인 단거리 인기 여행지였다. 유럽과 남미, 호주·뉴질랜드 여행상품 예약은 40% 이상 증가했다.

한 번의 여행으로 여러 국가를 묶어 방문하는 일정도 인기를 끌고 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두 나라를 함께 방문하는 여행의 호텔 예약은 전년 대비 2.2배로 늘었다. 남반구의 봄을 즐기려는 수요가 늘면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항공권 예약은 4.3배로 급증했다.

무비자 정책과 신규 항공노선 확대에 힘입어 브라질과 포르투갈, 칠레 등 중국에서 1만㎞ 이상 떨어진 지역의 항공권 예약도 두 배로 증가했다.

중국인 5명 중 1명 한국행

여행지 선호에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일본은 이번 중추절·국경절 연휴 중국인의 해외여행지 상위 10곳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주요 연휴 때 중국인 해외여행지 1위를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대신 인도네시아와 튀르키예, 한국 등이 인기 지역으로 부상했다. 일본 매체들 역시 중·일 외교 갈등 속에 중국인의 일본 여행 열기가 식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국경절 황금연휴를 맞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한국이 중국인 선호 여행지 1위로 부상했다. 장거리·다국가 여행이 늘어난 반면 중·일 관계 악화 여파로 일본은 주요 해외여행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한경DB
중국 국경절 황금연휴를 맞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한국이 중국인 선호 여행지 1위로 부상했다. 장거리·다국가 여행이 늘어난 반면 중·일 관계 악화 여파로 일본은 주요 해외여행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한경DB
실제 여행 예약 플랫폼 퉁청여행의 집계에서도 방콕과 쿠알라룸푸르, 서울이 인기 해외여행지 상위권을 차지했고 일본 도시는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한국은 이번 국경절 연휴 중국인의 해외여행 수요가 가장 강하게 몰리는 지역으로 부상했다. 중국 관광시장 전문 조사기관 드래곤트레일인터내셔널이 지난달 중국인 10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해외여행 계획이 있는 응답자의 20.1%가 이번 연휴 목적지로 한국을 꼽아 1위를 차지했다.

장융 취날 빅데이터연구원 연구원은 긴 연휴가 장거리 여행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 여행객들이 한 도시를 방문해 숙박한 뒤 돌아오는 방식에서 벗어나 여러 국가와 도시를 함께 여행하면서 한정된 휴가 기간의 경험과 가치를 극대화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중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증가하고 있다. 차를 마시고 전통 과자를 맛보는 등 중국 문화를 직접 체험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게 현지 여행업계의 분석이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인의 해외여행과 외국인의 중국 방문이 동시에 확대되면서 관광이 중국 서비스 소비와 서비스무역 회복을 떠받치는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