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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쪽같이 사라졌네'…550년 버틴 하와이 명물에 무슨 일이
지난달 23일까지 있던 27m 용암아치…27일 밤 붕괴 확인
정확한 시점·직접 원인은 미확인…공원 측 "RIP 호레이 아치"
정확한 시점·직접 원인은 미확인…공원 측 "RIP 호레이 아치"
2일(현지시간) CNN과 하와이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하와이주 빅아일랜드 남단 하와이 화산국립공원에 있던 '호레이 해식 아치'가 최근 붕괴했다.
미국 국립공원관리청(NPS)에 따르면 아치는 지난달 23일까지 온전한 모습이 확인됐지만 27일 밤에는 사라진 상태였다. 정확한 붕괴 시점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기간 공원은 열대성 폭풍 '놀로'의 영향으로 사흘간 폐쇄됐다.
일부 보도는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아치가 무너졌다고 전했지만 국립공원 측이 밝힌 공식 내용은 폭풍이 지나간 시기에 붕괴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수준이다. 놀로가 직접적인 붕괴 원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호레이 해식 아치는 약 550년 전 분출된 용암이 바다에 도달해 굳은 현무암 절벽에 형성됐다. 파도가 단단한 암석과 상대적으로 약한 암석을 서로 다른 속도로 깎아내는 '차별침식'이 계속되면서 코끼리 코를 닮은 거대한 구멍이 만들어졌다.
높이는 약 90피트로 환산하면 27.4m에 달했다. 빅아일랜드의 화산 지대를 가로지르는 '체인 오브 크레이터스 로드' 끝에 자리해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였다.
붕괴 조짐은 수년 전부터 나타났다. 2018년 킬라우에아 화산 분화와 정상부 붕괴 과정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주변 절벽이 손상됐다. 2020년 1월에는 새로운 균열이 발견돼 기존 전망대가 폐쇄됐고 같은 해 3월 절벽에서 더 멀리 떨어진 곳에 새 전망대가 마련됐다.
이후 거센 파도가 아치 하단의 암석을 떼어내면서 구조물은 더욱 약해졌다. 국립공원 측은 해식 아치를 영구적인 지형이 아니라 생성과 붕괴를 반복하는 화산 해안의 한 과정으로 설명해왔다. 결국 파도가 아치를 만들었고 같은 파도가 약 550년 만에 이를 바다로 돌려보낸 셈이다.
아치가 사라진 뒤 출입금지 구역에 들어가는 방문객도 나타났다. 국립공원 측은 인근 절벽이 수직으로 떨어져 있고 추가 붕괴가 예고 없이 발생할 수 있다며 관람객들에게 절벽 가장자리에서 떨어져 있으라고 경고했다. 무단 접근은 방문객뿐 아니라 구조대원의 생명까지 위험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