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임형택 기자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임형택 기자
삼성전자가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해 최근 3년간 600억원이 넘는 장애인고용부담금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장애인 고용률은 꾸준히 상승했지만 법정 의무고용률인 3.1%엔 미치지 못했다.

30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3년 약 237억원, 2024년 약 213억원, 지난해 약 185억원의 부담금을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민간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다.

삼성전자의 장애인 고용률은 2023년 1.83%에서 2024년 1.95%, 지난해 2.11%로 높아졌다. 다만 이 기간 모두 법정 의무고용률인 3.1%를 밑돌았다.

장애인고용부담금은 사업주가 정해진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달성하지 못했을 때 부족한 인원에 따라 부과된다. 부담금 규모가 클수록 의무고용률에서 미달한 정도가 크다는 의미다.

지난해 부담금 규모로는 현대자동차가 삼성전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현대차가 낸 금액은 2023년 약 57억원에서 2024년 약 96억원, 지난해 약 118억원으로 늘었다. 2년 사이 두 배를 넘어선 수준이다.

이 기간 현대차의 장애인 고용률은 2.5%에서 2.19%, 2.08%로 낮아졌다.

은행권도 장애인 고용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업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부담금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절반인 5곳이 우리·신한·NH농협·하나·국민 등 은행이었다. 이들 5개 은행이 납부한 부담금은 약 193억원에 달했다.

부담금 상위권 기업으로 범위를 넓히면 고용률이 의무 기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지난해 부담금 상위 50개 기업의 납부액은 모두 1314억여원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20곳은 장애인 고용률이 법정 의무고용률의 절반인 1.55%에도 미달했다. 전체의 40%에 해당한다. 0%대인 곳은 ASML코리아(0.12%), 한국공항보안(0.13%), 인천국제공항보안(0.21%),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코리아(0.32%) 등이다.

상위 50개 기업은 모두 1000인 이상 사업장이었다. 이 가운데 39곳(78%)은 3년 연속 부담금 상위 50위에 포함됐다. 지난해 민간기업 전체 장애인 고용률은 3.1%로 법정 의무고용률을 충족했다.

김 의원은 "장애인 고용부담금 제도의 취지는 장애인 고용을 늘리라는 것인데, 거액의 부담금을 반복적으로 내는 것이 장애인 고용을 대신하는 방식으로 굳어지고 있다"며 "특히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관성적인 행태는 제도를 악용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용노동부와 장애인고용공단은 장애인 고용률이 현저히 낮은 기업을 중심으로 실제 고용 확대를 유도하고 기업 역시 장애인에게 실질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