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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마트 의류 매출 200억엔 돌파
도쿄엔 '피팅룸 편의점'까지
로손도 '무인양품'으로 생활밀착형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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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재팬은 지난 25일부터 일본 전국 점포에서 패션기업 아다스트리아 계열 앤드에스티와 공동 개발한 의류·패션잡화 판매를 순차적으로 시작했다. '니코앤드'와 '로리즈팜' 브랜드를 활용한 세븐일레븐 한정 티셔츠와 양말, 헤어 액세서리 등이 대상이다. 다음 달 23일부터는 헬로키티를 활용한 한정 상품도 내놓는다.
편의점 의류의 성격을 바꾸려는 시도다. 지금까지 편의점에서 옷은 여행이나 출장 중 갑자기 필요한 양말·속옷 등을 구매하는 '긴급 수요'가 중심이었다. 세븐일레븐은 이번 상품군을 정규 상품과 계절 상품, 협업 상품으로 나눠 지속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별도 피팅 공간을 두기 어려운 편의점 특성을 감안해 포장도 상품의 디자인과 특징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목표도 명확하다. 세븐일레븐은 이번 상품 확대를 통해 의류 매출을 2025년도 대비 2배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기존 편의점 의류의 주 고객층에서 벗어나 젊은 소비자의 방문을 늘리는 게 주요 과제다. 의류 자체의 매출뿐 아니라 음료와 식품 등 다른 상품을 함께 구매하는 효과까지 겨냥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5년 먼저 옷 판 패밀리마트…매출 200억엔 넘었다
세븐일레븐은 경쟁사와 비교하면 의류 사업 확대에 뒤늦게 뛰어든 편이다. 패밀리마트는 2021년 자체 의류 브랜드 '컨비니언스 웨어'를 선보였다. 양말에서 시작해 티셔츠와 스웨트셔츠, 속옷 등으로 품목을 늘리면서 '필요해서 사는 옷'에서 '골라서 사는 옷'으로 편의점 의류의 영역을 확장했다.실적도 커졌다. 패밀리마트에 따르면 컨비니언스 웨어의 2025년도 매출은 200억엔을 넘어섰다. 올해는 상의 상품군과 협업 제품을 확대하고 반려동물용 상품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 7월 도쿄 미나토구 아자부다이에 문을 연 첫 플래그십 점포 '패미마 파크 아자부다이(FAMIMA PARK AZABUDAI)'는 이런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매장 안에 컨비니언스 웨어 전용 대형 판매 공간을 만들고 편의점으로서는 이례적으로 피팅룸과 코디네이션을 제안하는 터치패널, 전문 판매 인력까지 배치했다. 재킷과 원피스 등 기존 편의점에서 보기 어려웠던 상품도 취급한다.
편의점이라는 채널의 강점도 의류 사업과 맞물린다. 도심부터 주거지역까지 촘촘하게 깔린 점포망을 활용하면 별도의 패션 매장을 내지 않고도 소비자 접점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편의점 입장에서는 식품과 담배 등 전통적인 상품군에 의존하던 매출 구조에서 새로운 판매 공간의 생산성을 시험할 수 있다.
로손은 '무인양품'…편의점 경계 허문다
로손은 외부 생활용품 브랜드를 점포 안으로 들이는 방식을 택했다. 2020년 일부 점포에서 무인양품 상품을 시험 판매한 뒤 2022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취급 점포를 확대했다. 화장품과 문구, 양말, 가공식품 등 약 200개 품목을 편의점 매대에서 판매하는 방식이다.초기 성과도 확인됐다. 2022년 10월 말 기준 무인양품을 도입한 약 5200개 점포에서는 화장품 매출이 도입 전보다 평균 약 50% 늘었다. 당시 주요 구매층은 40~50대 여성이었다. 이후 로손은 무인양품 도입 점포를 1만2000개 이상으로 확대했다.
3개 회사의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패밀리마트가 자체 브랜드를 키워 편의점 자체를 패션 판매 채널로 만드는 데 상대적으로 적극적이라면, 로손은 인지도가 높은 외부 브랜드를 끌어들여 생활용품 구색을 강화했다. 세븐일레븐은 니코앤드·로리즈팜 등 패션 브랜드와 공동 개발한 한정 상품을 통해 뒤늦게 의류 구색 확대에 나섰다.
5만개 넘은 점포망…출점 대신 '1개 점포 더 팔기'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일본 편의점 시장의 성숙이 있다. 일본프랜차이즈체인협회(JFA)는 편의점 회원사의 점포 수와 매출을 매달 집계하고 있는데, 2026년에도 전국 편의점 점포망은 5만개를 웃도는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신규 점포를 대규모로 늘려 외형을 키우던 과거와 달리 기존 점포의 상품 구성과 서비스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의미다.편의점이 취급하는 영역이 넓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식품과 생활필수품 판매에 더해 공공요금 수납, 택배 접수 등 생활 서비스 거점 역할을 해온 데 이어 최근에는 의류와 화장품 등 비교적 선택 구매 성격이 강한 상품까지 강화하고 있다. 소비자가 편의점을 찾는 이유를 늘려 점포당 매출을 높이려는 것이다.
다만 의류 확대가 모든 점포에서 같은 성과를 낼지는 지켜봐야 한다. 편의점은 한정된 매장 면적 안에서 식품·음료 등 회전율이 높은 상품과 판매 공간을 나눠야 한다. 패션 상품은 색상과 크기에 따라 재고가 세분화되고 계절 변화에도 민감하다. 의류 판매가 늘더라도 기존 상품을 밀어내고 확보한 매대 면적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그럼에도 패밀리마트의 연간 의류 매출이 200억엔을 넘어선 데 이어 세븐일레븐까지 매출 2배를 목표로 상품 확대에 나섰다는 점은 일본 편의점의 경쟁축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 많은 점포를 확보하는 경쟁에서 한정된 점포 안에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넣어 고객의 방문 빈도와 구매액을 높일지를 겨루는 경쟁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