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5년간 한계기업에 1.5兆…경영난 탈출은 10곳 중 1곳꼴
정부가 경영난을 겪는 한계기업에 연구개발(R&D) 지원을 늘리고 있지만 경영 정상화 성과는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정상기업 전환율은 12%에 그쳐 10곳 중 1곳꼴에 불과했다. R&D 지원이 기술개발 단계에 머물지 않고 실제 사업 성과와 기업 회생으로 이어지도록 지원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송재봉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통상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한계기업 2968곳에 지원된 R&D 자금은 총 1조5317억원이다. 지원액은 2022년 2051억원에서 지난해 3652억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8월까지 4124억원이 집행돼 이미 지난해 연간 규모를 넘어섰다.

산업부 R&D 지원기업 가운데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2024년 16.5%에서 지난해 19.4%, 올해 8월 19.6%로 높아졌다. 현재 산업부 R&D 지원기업 5곳 중 1곳이 한계기업인 셈이다.

하지만 지원 규모가 커진 것과 달리 실제 경영난에서 벗어나는 기업은 줄었다. 지난해 추적 대상 한계기업 1333곳 가운데 정상기업으로 전환된 곳은 160곳으로 12.0%에 그쳤다. 2024년에는 1220곳 중 254곳이 정상기업으로 전환해 전환율이 20.8%였다. 1년 새 8.8%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R&D 지원 이후에도 경영 악화를 극복하지 못해 휴업하거나 폐업한 기업은 2024년 17곳, 지난해 5곳 등 최근 2년간 22곳이었다.

기업 회생이 부진한 것과 달리 이들이 수행한 R&D 과제는 대부분 기술적으로 성공했다는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종료된 한계기업 R&D 과제 259건 가운데 254건이 ‘기술적 성공’ 판정을 받아 98.1%에 달했다. 2024년에도 종료된 334건 가운데 313건이 성공 판정을 받았다. 기술개발 목표는 대부분 달성했지만 그 성과가 제품화와 매출 증가로 이어져 기업의 재무 상태를 정상화하는 데까지 연결되지 못한 셈이다.
[단독] 5년간 한계기업에 1.5兆…경영난 탈출은 10곳 중 1곳꼴
R&D 지원이 기술개발에 그치지 않고 제품화와 매출 확대 등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평가다.

송 의원은 “서류상 과제 성공률이 98%에 달함에도 실질적인 정상기업 전환율은 12%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은 정부 지원이 기술개발 단계에만 머물고 실질적인 기업 회생으로 연결되는 사업화 생태계가 취약하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기술개발 종료 후에도 판로 개척과 사업화 금융을 입체적으로 연계하는 전주기 사후관리 체계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